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기업들이 초긴장 상태다. 경기 일대의 일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재택근무에서 정상출근으로의 전환 계획을 철회한 데 이어 서울에 소재한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연장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규모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브로드밴드는 11일부터 13일까지 본사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던 시기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하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회사출근을 하던 상태였지만 다시 전원 재택근무로 돌아간다. 이번 공지는 전날인 10일 밤 직원들에게 전달됐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권고사항이긴 하지만 업무 연장선상에서 부득이하게 출근해야 하는 인력을 제외하고 대부분 재택근무를 실시할 것”이라며 “어젯밤에 공지가 돼 직원들이 오늘 오전 중 업무용 PC를 반출하기 위한 작업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자사 직원들이 같은 유선통신 및 인터넷(IP)TV 담당 업무를 하는 LG유플러스 사옥을 방문하거나 회의를 갖는 일이 종종 있다는 점에서 빠른 대처에 나섰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LG유플러스는 이태원을 방문했던 직원이 지난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일이 발생해 이날부터 3일 동안 사옥 폐쇄 및 방역조치가 진행된다. 기존에 자율적 재택근무를 운영 중이었던 LG유플러스 직원들은 이 기간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네이버, 카카오 등 경기 판교ㆍ분당 일대의 기업들도 11일로 예정돼 있던 정상근무 전환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네이버 본사는 경기 용인시의 66번 확진자가 재직 중인 소프트웨어업체 티맥스와 물리적 위치가 가까워 서둘러 조치에 나섰다. 판교에 있는 카카오도 정상출근 방침을 철회하고 주 1회만 회사로 나오는 체제를 1주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분당구에 있는 또 다른 IT 기업 NHN 역시 “코로나19 지역감염 재확산 우려에 재택근무를 연장한다”고 이날 공지했다. NHN은 11일부터 정상근무에 들어갔지만 기존 방식대로 주 2회(월요일과 목요일)만 회사로 출근하는 방식을 오는 22일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NHN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임직원과 가족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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