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 “신천지 때 비해 나쁜 점은 명단 확보 쉽지 않다는 것”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이태원 클럽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관련해 “지역사회 내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1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도 ‘나는 아닐 거야’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젊은 분들의 경우 증상까지 가벼우니 그런 문제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전했다.
대규모 확진자를 유발한 신천지 사태와 이번 이태원 클럽발 사태를 비교했을 때 장점, 단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진행자 질문에 이 교수는 “나쁜 측면들은 신천지는 숨겨진 명단이 있긴 있었지만 전체 명단 확인 가능했던 반면 이태원발은 그렇지 못한 점”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태원 클럽 사태는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이라 특정한 집단 속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또 일부는 명단도 잘못돼 있는 등 명단 확인이 어려운 측면이 상당히 안 좋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신천지발 사태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마스크 착용의 생활화 등으로 중간에서 집단감염의 연결고리가 끊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발 사태의 경우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되지 않은 시점에서 확진자가 폭증했지만, 이태원의 경우 마스크 착용 일상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이 수칙만 잘 지켰다면 대규모 전염으로 번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감염된 사람들이 직장이든 삶의 현장에 갔을 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절제된 상황이 잘 지켜졌다면 집단감염의 고리들이 중간에 끊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3일로 예정된 고3 학생들의 등교 관련해서는 “학사일정 때문에 등교가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 밀집도가 있는 반 같은 경우 분반을 한다든지, 날짜를 하루 단위로 바꿔서 등교시킨다든지 아침 저녁으로 온다든지 밀집도를 확 떨어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 반 안에 학생이 한 10명이나 15명 이내 정도만 있어야 되고 선생님의 시야에서 관리가 되는 상황에서만 수업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3 외 다른 학년의 학생 등교는 상당히 고민해야 된다”며 “온라인 수업을 주로 하고 등교수업 자체는 보완적으로 가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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