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청와대 참모 10인 국정운영 평가]
“청와대 권력은 칼집 속의 칼이다. 칼집에서 꺼내는 순간 유혈이 낭자해 진다.”
10일 집권 3년을 맞은 문재인 정부가 남은 2년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기 위해 유념해야 할 ‘청와대 권력’의 속성은 무엇일까.
이전 정부 청와대 참모 10인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정의한 ‘청와대 권력’은 한마디로 △무소불위 △무한책임 △절대권력 등 강한 무기였다. 동시에 △잘못 쓰면 독 △칼집 속의 칼 △존재하지 않으면서 존재하는 바람 등 경계의 대상으로 요약했다.
전직 참모들은 무엇보다 청와대 권력의 ‘막강함’에 집중했다. 전윤철 전 대통령 비서실장(김대중 정부)은 “대통령 중심제 하에선 두말할 것 없이 막강한 권력”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런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을수록 불쑥불쑥 나서기 보다는 내각에 권한과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막강한 무게만큼 자칫 ‘독’이 되기도 십상이라는 경고도 잇따랐다.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김대중 정부)은 “잘못 쓰면 독, 잘 쓰면 보약인 만큼 권력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우 전 정책실장(노무현 정부)은 “청와대 권력은 무소불위에 가깝다”며 “그걸 믿고 자만해서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항상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권력을 ‘칼집 속의 칼’에 비유한 강석훈 전 경제수석(박근혜 정부)은 “쓰지 말아야 할 권력”이라며 “존재만으로도 청와대가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우 전 정무수석(이명박 정부)도 “청와대에서 한마디가 나오면 공무원 사회에서 복지부동하는 상황이 10배 이상 증폭돼 발생할 수 있다”며 “말 한마디에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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