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만에 부산ㆍ충청ㆍ제주까지 감염 속출
클럽ㆍ주점 다녀간 2000명은 연락 안 돼
하루 신규 확진 34명… 2차 대유행 우려
서울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사태 발발 나흘여 만에 전국에 걸쳐 54명으로 폭증했다. 애초 1,900여명으로 파악됐던 클럽 방문자도 5,500명 수준까지 불어난 상태다. 특히 클럽 관련 확진자 중에는 콜센터 직원, 군인, 간호사 등 밀집시설과 의료시설 근무자가 포함된 데다 경기ㆍ부산ㆍ충청을 비롯해 제주에까지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34명 증가한 1만874명을 기록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명을 넘은 건 지난달 12일(32명) 이후 28일만이다. 26명은 지역사회 감염 사례였고, 해외유입은 8명이었다.
국내 지역사회 발생 26명 중 이태원 소재 클럽 관련 접촉자 조사과정에서 확인된 환자가 24명에 달했다. 클럽을 직접 방문했다가 확진된 사례는 18명이었고, 이들과 접촉으로 감염된 사례는 6명이었다. 또 이날 0시부터 낮 12시까지 클럽 방문자 1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지난 6일 첫 확진자(29ㆍ용인 66번 환자)가 나온 이후 이날 오후까지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54명으로 불어났다. 이태원 클럽을 직접 방문한 확진자가 43명, 가족이나 지인, 동료 등 기타 접촉자가 11명이다.
확진자들이 무증상 상태에서 돌아다녔던 곳이 적지 않은 데다가 추가 접촉자 파악과 감염원에 대한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은 터여서 2차, 3차 감염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클럽 방문으로 인해 감염된 확진자 가운데 30%가량은 무증상 감염이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 수가 당초 예상보다 대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 점도 휘발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그간 2일 방문자를 중심으로 클럽 방문자를 1,600~1,900명으로 파악했는데 4일과 5일 방문한 뒤 확진된 경우도 있다”며 “시점을 확대해 접촉자를 파악한 결과 방문자가 계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용산구청은 4월 30일~5월 5일 사이 이태원에 위치한 클럽ㆍ주점 5곳을 방문한 인원이 5,51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클럽 관련 확진자 가운데 성남의료원 간호사, 인천의 정신병원 입원자, 제주도 병원급 종사자 등 4개 의료기관 관계자가 포함된 점도 불안요소다. 방역당국은 클럽 방문자 전원에 대해 진단 검사를 추진 중이다.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방문자와 접촉자들을 파악해 검사ㆍ격리하는 방법이 최선이나 문제는 상당수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방문자 등 2,000여명이 연락 불통 상태다.
이날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를 언급하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이행한 후 첫 번째 일요일이지만 마음이 참으로 무겁다”라며 “앞으로 며칠간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자신은 물론 동료나 대중교통에서 마주치는 시민이 조용한 전파자일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덥고 불편하더라도 다른 사람과 있을 때 늘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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