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재선 조급해진 트럼프… 안팎 ‘나홀로’ 행보 비난 고조
알림

재선 조급해진 트럼프… 안팎 ‘나홀로’ 행보 비난 고조

입력
2020.05.10 20:30
14면
0 0

전쟁 수사 동원해 경제재개 압박하고

밖에선 ‘중국 편가르기’ 동맹 배제 계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백악관에서 군 고위 관계자 및 행정부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백악관에서 군 고위 관계자 및 행정부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집 안에서도 밖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11월 대선을 앞둔 조급함 때문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대형 악재를 맞아 잇단 무리수를 두고 있다. 국내에선 전쟁 수사를 동원해 경제재개를 무리하게 압박하고, 밖으로는 전통적 리더십을 내던진 채 중국 때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미국인들을 경제재개라는 전쟁터에 징집하고 싶어한다”고 표현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에도 경제정상화를 관철시키기 위해 군사나 전쟁 관련 비유를 꺼내 드는 일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앞서 5일 애리조나주(州) 마스크 공장을 찾은 자리에서 “이제 (코로나19) 전투의 다음 단계에 와 있다. 우리 국민은 전사”라고 강조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사실 트럼프는 전쟁 수사를 즐겨 사용해왔다. 바이러스 확산 초기 ‘백악관이 심각성을 경시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그는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과 전쟁 중이며 나는 전시 대통령(wartime president)”이라고 선언하면서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코로나19 사태를 진주만 공습, 9ㆍ11 테러 등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이전에도 자신의 편에 선 집단을 ‘전사’로 치켜세웠는데 탄핵정국에서는 공화당 의원, 무역전쟁 땐 농부들이 그 대상이었다.

이번엔 전 국민에게 ‘참전용사’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꼬집었다. 실업 폭증으로 경제 성과를 내세울 수 없게 됐고, 대규모 부양책 실시로 민주당 후보를 ‘사회주의자’라고 공격할 구실이 사라지는 등 코로나19가 기존 대선 전략을 모두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불안함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제임스 킴블 시턴홀대 교수는 “위기에 빠진 지도자들은 전쟁 비유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쉽다”고 지적했다.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고 미 CNN방송은 전했다. 국제적 위기가 닥칠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자처한 과거 미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는 중국과의 싸움에만 열중하며 국제 공조를 되레 방해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4일 열린 코로나19 백신ㆍ치료제 개발 국제회의에 불참했고,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코로나19 대응 집중을 위한 전 세계 휴전 결의안 채택에도 반대했다. 독일의 한 외교관은 CNN에 “모든 것이 정치적이라 걱정된다”면서 “중국 책임론도 재선 선거운동의 일환임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