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친구사이’ 사무국장, 성소수자 집단 매도 유감
박원순 서울시장 ‘경찰’ 운운 압박으로 자발적 검사 힘들어져
“성소수자, 신종 코로나 안전하게 검사 받고, 치료받게 해 달라”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들처럼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고, 성소수자들을 ‘범인’ 취급하면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해결은 어렵습니다.”
이종걸 한국게이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은 1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성소수자와 연관된 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모든 성소수자가 신종 코로나를 전파시키는 것처럼 매도 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그는 우선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신종 코로나 긴급기자회견 내용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사무국장은 “박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이태원 클럽 출입자 명부 1,946명 중 637명만 통화가 돼 나머지 1,309명은 경찰과 함께 반드시 검사를 받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상황의 엄중함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자체에서 ‘경찰’을 운운하면서 성소수자들을 압박한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박 시장이 검사과정에서 인권을 차별하는 일이 없을 테니 자발적으로 검사에 임해 달라고 호소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무국장은 성소수자들을 신종 코로나 ‘슈퍼전파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낙인 찍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은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지만 신종 코로나는 사람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며 “성소수자들이 신종 코로나를 더 많이 전파하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감염여부를 떠나 성소수자들이 이번 사태로 사회ㆍ경제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후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성소수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단체에서는 철저한 자가격리와 증상이 있을 경우 자발적으로 검사받을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직장과 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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