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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00’ 앞둔 코스피… 외국인 귀환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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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00’ 앞둔 코스피… 외국인 귀환은 언제일까?

입력
2020.05.11 0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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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21포인트(0.89%) 오른 1,945.82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거래를 마친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지난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21포인트(0.89%) 오른 1,945.82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거래를 마친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충격으로 3월 한때 1,400선으로 추락했던 코스피가 어느새 2,000선 부근까지 반등에 성공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행렬은 여전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순매도 강도는 점차 약화되고 있지만, 이번 달에도 1조5,000억원 이상을 내던지며 ‘바이(Bye) 코리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으로까지 불린 개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만회했지만, 올해에만 21조원 이상을 팔아 치운 외국인들이 ‘변심’을 하지 않는 한 추가 상승이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물 경제의 하락세가 완만해지는 시점 이후에야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매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 왜 떠날까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매도세가 본격화된 2월부터 이달 8일까지 21조4,99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7일 종가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시가총액은 472조5,894억원으로 전체 시총(1,296조956억원)의 36.46%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1월 18일(36.43%)이후 16개월만의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외국인이 ‘셀 코리아’에 나선 것은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첫 손에 꼽힌다.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금은 주로 인덱스펀드 등 특정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을 담은 ‘패시브 투자’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가격에 대한 투자라기 보다 글로벌 자산 배분 시 사실상 하위 개념으로 국내에 유입되는 자금이 훨씬 많다는 뜻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전 세계 투자자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고 주식 자산을 여전히 줄이는 현 시점에 외국인들로선 이머징마켓의 대표주인 우리나라에 들어올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3개월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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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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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입 제 1조건은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돌아오는 시점은 결국 ‘경기 회복’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 중간재 수출국인 중국이나 우리나라가 유력한 투자처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코스피가 2,200선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도 반도체 업황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 기대감 때문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올해 1월까지 두 달여 간 외국인은 2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는 당분간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쉽지 않다는 근거이기도 하다. 글로벌 수요의 대형 축을 담당하는 미국 경기 회복이 요원한데다 각종 실적 리스크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24.3%)하고 수입보다 수출 감소폭이 커 무역수지가 99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하는 등 수출 부진이 외국인 투자심리를 한층 더 압박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활동이 활발해져 글로벌 수요가 회복돼야 경기가 살아나고 적극적인 투자도 일어난다”며 “외국인 입장에선 현재 주가와 별개로 한국 시장의 실적 리스크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귀환 시점은 언제쯤

그렇다면 시점은 언제쯤이 될까. 이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진정세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경우 하반기부터 외국인 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있지만, 코로나를 종식시킬 백신이 나온 후에야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용택 본부장은 “6월 중순까지 불확실성에 대한 탐색기를 마친 뒤 투자자들은 경기 충격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른 쪽부터 자산 배분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런 면에서 자동차 조업률이 높고 반도체 등 언택드 관련 산업구조를 가진 국내 시장으로 외국인들이 들어올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반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실물경제가 여전히 운신을 폭을 제한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의 전례 없는 실업률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악재가 아닐 수 있다는 전망이 현재로선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언택트 산업 등 실적 전망이 밝은 신산업이 각국의 전통 기업들이 만들어 냈던 일자리와 부가가치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울 순 없을 거란 우려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잉, GM같은 미국의 전통 제조업체들의 심상치 않은 상황은 우리나라 조선 산업과도 직결된다”며 “글로벌 물동량 둔화→대규모 실업→소비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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