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일자리 640만개 사라질 것”
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걸어 잠갔던 국경을 다시 열 준비를 시작했다. 주요 소득원인 관광산업 피해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역내 이동 제한 만이라도 일단 풀자는 것이다. 봉쇄 해제 범위가 점점 확대되면서 경제정상화에 한층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3일 회원국들에 여름휴가 기간을 맞아 역내 국경 통제 해제를 권고할 계획이다. EU 비회원국 4곳을 포함한 유럽 26개국은 역내 인적ㆍ물적 이동 자유를 보장하는 ‘솅겐 협정’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자체적으로 국경을 틀어 막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감염병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내부 봉쇄령을 점진적으로 완화한 데 더해 국경도 조금씩 열어가는 추세다. 당장 스위스는 11일부터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맞닿은 국경 검문소 15곳의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유럽이 빗장을 푸는 것은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 EU는 이대로라면 역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업에서 일자리 640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여행 성수기(6~8월)가 다가오면서 연간 약 1,500억유로(약 198조6,000억원)에 이르는 노다지 수입을 통째로 버릴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집행위는 ‘유럽은 휴식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여행재개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 제한을 점차 해제하고, 그간 코로나19 탓에 여행이 취소된 사람들에게 교환권을 내줘 이용객을 끌어 모으겠다는 복안이다. 호텔 등 교환권 발행처가 파산하거나 유효기간이 지나도 불이익을 주지 않는 정책도 제안했다. 다만 유럽 외 지역을 오가는 비필수 여행 금지기간은 내달 15일까지 연장된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이 코로나19 출구전략에 나선 가운데 전 세계 확진 환자 수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10일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누적 확진자는 402만4,973명, 사망자는 27만9,321명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방송은 “사망 증가세가 주춤한 지역도 있으나 여전히 봉쇄 완화 조치로 ‘2차 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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