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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비싸다? 요금제보다 단말기 값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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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비싸다? 요금제보다 단말기 값 때문

입력
2020.05.11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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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가계통신비 절감’ 이슈가 나오면 이동통신사들은 집중포화를 맞는다. “요금제가 너무 비싸니 가격을 내려라”는 질책은 인터넷상의 이동통신사 관련 기사에 달린 대표적인 댓글 유형이다. 지난 2년여간 통신요금의 변천사와 가계통신비 부담을 높이는 요인 등에 대해 물가지수로 뜯어봤다.

10일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이동통신요금을 가리키는 ‘휴대전화료’ 물가지수는 94.00을 기록했다. 기준연도인 2015년을 100으로 놓고 100을 넘기면 물가가 상승했다는 것을 뜻하고 100 미만이면 하락했다는 얘기다. 휴대전화료는 2017년 9월 100.09에서 매월 떨어지면서 올해 4월엔 94.00으로 최저치를 찍었다.

반면 데이터 사용량은 같은 기간 폭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월별 데이터 트래픽(접속량) 통계에 따르면 2017년 9월 32만3,078테라바이트(TB)였던 데이터 사용량은 가장 최신 수치인 올해 3월 63만9,468TB로 2배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등으로 4월엔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5세대(G) 상용화 등을 거치며 데이터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요금 물가는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통신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통신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이는 휴대폰 구매 시 지급받을 수 있는 ‘공시지원금’ 대신 월별 통신요금 할인이 가능한 ‘선택약정할인제도’의 영향으로 보인다.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된 시점은 2017년 9월이다. 그 해 12월 500만명 수준이었던 이 제도 이용자 수는 2019년 7월 2,511만명으로 급증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요즘은 대부분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해 현재는 3,0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물가지수 하락에도 이용자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이용자들은 매월 이통사로 빠져나가는 돈을 가계통신비로 인지한다. 휴대폰을 일시불로 샀거나 기기만 따로 구매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이통사 대리점에서 요금제에 가입하고 기기를 할부 구매하기 때문에 통신사에 지불하는 전체 요금에는 휴대폰 할부금이 포함돼 있다.

물가지수에선 휴대폰 가격을 ‘휴대전화기’로 표시하는데, 이동통신요금과는 사뭇 다른 그래프를 그린다. 삼성전자, 애플 등 제조사의 신규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급상승을 반복하는 양상이다. 올 4월 지수도 갤럭시S20 시리즈 출시 영향으로 3월(99.64)보다 3.7% 증가한 103.37을 기록했다. 지난해 9, 10월은 105.09로 최고 수준을 보였다. 당시는 5G 스마트폰 출시가 본격화된 시점이다.

실제 삼성과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고가는 상승 추세다. 256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 삼성전자 갤럭시S9+(2018년 출시) 출고가는 115만5,000원이었고 올해 선보인 갤럭시S20+는 135만3,000원, S20 울트라는 159만5,000원이다. 애플의 경우, 2018년 아이폰XS 가격보다 2019년 아이폰11프로 가격이 3만~5만원씩 상승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가계통신비의 상당 부분은 단말기 출고 가격이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부품 고도화 등으로 휴대폰 가격이 오르다 보니, 물가지수 상승과 하락은 이동통신 요금보다는 휴대폰 출시 시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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