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마스크 착용한 채 거리 두고 착석… 문진표 작성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맞아 특별연설을 진행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진행된 연설인 만큼 여느 연설과는 조금 달랐다.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대국민 특별연설은 이전 간담회나 기자회견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 1월 영빈관에서 진행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좁은 공간에 몰려 앉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서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앉아 있었다. 청와대가 참석자 수 자체를 제한하거나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언론사 당 1명 참석’의 원칙을 적용했다.
청와대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기자들을 포함해 참석자들에게 사전에 문진표를 작성하도록 했고, 마스크도 의무로 착용하게끔 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자들과 일부 청와대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여러 번 카메라에 포착됐다.
기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해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얼굴 식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날 사회를 본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식별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마이크 앞에 섰다. 대통령 왼편에 나란히 서있던 노영민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연설 내용에도 코로나19와 관련한 내용이 많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코로나’라는 단어를 9회, ‘바이러스’를 5회 사용했다. 또 진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가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 발병하면서 전국에서 확산하는 상황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 상황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며 방역과 일상이 공존하는 새로운 일상으로 전환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 “이번 유흥시설 집단감염은 비록 안정화 단계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밀집하는 밀폐된 공간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며“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까지 더욱 경계하며 방역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두려워 제자리에 멈춰 설 이유는 없다. 우리가 방심하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방역체계는 바이러스 확산을 충분히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며 “예기치 않은 집단 감염이 발생한다 해도 우리는 신속히 대응할 방역ㆍ의료체계와 경험을 함께 갖추고 있다”고 K-방역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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