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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관심ㆍ애정 쏟아야 사이비종교서 탈출시킬 수 있어”

입력
2020.05.26 04: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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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범죄 당신을 노린다] <26>진돗개 숭배 집단 살인 사건

2017년 진돗개 숭배 집단 살인 사건을 파헤친 김민성 서울 강서경찰서 강력1팀장. 김영훈 기자
2017년 진돗개 숭배 집단 살인 사건을 파헤친 김민성 서울 강서경찰서 강력1팀장. 김영훈 기자

“사이비종교에 한번 빠지면 자신들의 교리가 사이비라는 생각을 절대로 못합니다.”

2017년 세상을 경악하게 만든 진돗개 숭배 집단 살인사건을 해결한 김민성(59) 서울 강서경찰서 강력1팀장은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버종교의 위험성을 이같이 경고했다.

각종 강력범죄를 다룬 31년차 베테랑 형사에게도 사이비종교는 특히 까다로운 사건이다.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신도들의 외부 노출을 극도로 막아 사건을 인지하는 것부터 어렵다. 김 팀장은 “금전적ㆍ육체적으로 착취를 당해도 당사자의 자발적인 연락이나 신고가 없으면 가족들조차 그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사이비종교 피해자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피해 규모가 커지기도 한다. 김 팀장은 “신도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까지 빚 독촉장이 날아오는 등 피해가 꼬리를 물고 확대된다”면서 “한 사람의 종교생활이 가족 구성원 모두의 삶을 파탄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진돗개 숭배 집단 살인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사이비종교에서 형성된 주종관계는 교주의 폭행으로 숨진 세 살배기 아들의 어머니를 살인 사건의 공범으로 변모하게 만들었다. 아이 어머니는 등 떠밀려 뒤늦은 신고를 했고, 경찰에서는 거짓 진술을 했다. 이 때문에 아이의 죽음은 오랜 시간 드러나지 않았다.

김 팀장은 사이비종교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가족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사이버종교에 빠진 뒤 행방불명된 사람을 무사히 데려온 적이 있는데, 가족과 이웃들이 지속적으로 도와줘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다. 다만 김 팀장은 “사이비종교를 믿는 이에게 ‘이단이니 나와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역효과를 부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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