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동선 확인해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서울 이태원 클럽 집단 발병 확진자들의 동선이 공개되면서 지역 확산 및 2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 전 노래방과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거나 직장에 출근해 동료와 함께 식사를 한 이들이 있는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확인돼서다. 이태원 클럽발 지역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 연결 고리를 차단하는 게 방역 당국의 시급한 숙제로 떠올랐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의 2차 확산 우려의 불씨는 서울 곳곳으로 옮겨붙고 있다.
9일 용산구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로 한강로동에 사는 20대 남성 A씨는 지난 4일 직장에 출근했다. 같은 날 구내식당에서 동료와 점심을 먹었고,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ㅇㅇ포차’를 찾았다. 이곳을 나온 뒤 오후 10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0시30분까지 지인 3명과 노래방을 이용했다. 직장 동료 및 지인의 2차 감염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로 종로구 익선동에 사는 20대 남성 B씨는 지난달 30일 자정에서 다음날 새벽 2시까지 PC방을 이용했다. 지난 1일엔 커피숍도 들렀다. 종로구에 따르면 이 환자는 해외 방문한 이력이 없으며, 이태원 킹클럽을 다녀온 뒤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전 B씨가 다중이용밀집시설을 찾아 2차 감염의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일 이태원의 클럽을 방문한 뒤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동작구 노량진1동 거주 30대 남성 C씨는 지난 4~6일 사흘 연속 오전 시간에 체력 관리장인 피트니트 센터를 다녀왔다. C씨는 5~6일 지하철도 탔다. 동작구 관계자는 “피트니스센터의 경우 C씨와 동시간대 이용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에서 확인된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환자는 총 21명이다. 지난 8일 서울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불과 하루 만에 환자가 20여 명으로 증가했다.
생활 속 방역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자 정부는 17개 시ㆍ도 영상회의를 열고 클럽 등 유흥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등 밀폐된 유흥시설에 대해서는 운영자제 권고하고 방역지침 준수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달 간 전국의 모든 유흥주점에 대해서는 운영 자제를 권고하고 불가피하게 운영을 재개할 경우에는 유증상 종사자 즉시 퇴근, 이용자 간 1~2m 거리 유지, 소독 및 환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를 어기고 운영을 강행하다가 적발되면 지자체장이 계고장을 발부하게 된다. 나아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집회·집합금지 행정명령도 가능하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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