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일자리 2050만개 감소… “정점 아직” 5월 20%대까지 상승 전망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최근 7주간 실직자가 3,350만명을 넘어선 결과 4월 실업률이 14.7%까지 치솟았다. 한달 새 무려 10%포인트 넘게 급등했고, 1948년 1월 시작된 월간 실업률 통계상 최고치다. ‘코로나 실업 공포’가 현실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8일(현지시간) 4월 고용지표 발표에서 “한달 간 비농업분야 일자리가 2,050만개 감소했다”고 밝혔다. 3월에 월간 기준으로는 201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신규 일자리가 감소했을 때만 해도 규모는 70만1,000개 수준이었지만, 지난달엔 과거 10년에 걸쳐 늘어난 일자리가 한꺼번에 모두 사라진 셈이다. 3월 고용지표에 3월 중순까지만 반영되는 만큼 코로나19의 충격이 통계상으로는 4월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이전의 월간 최대폭 감소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9월의 196만개였고,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65만개를 넘지 않았다.
3월에 4.4%였던 실업률은 한달만에 10%포인트 넘게 급등해 14.7%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2월 실업률이 ‘반세기만의 최저’인 3.5%였던 점을 들어 “연방정부와 주(州)정부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내린 봉쇄령으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 경제의 급락을 보여줬다”면서 “대공황급에 비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간 역대 월간 실업률 최고치는 2차 오일쇼크 후 경기침체에 빠졌던 1982년 11월의 10.8%였다.
이 같은 실업 공포 현실화는 최근 7주 연속 수백만건을 기록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집계에서 예견됐다. 3월 넷째 주에 687만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둔화세라지만 4월 마지막 주에도 317만건에 달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2월까지는 월 평균 21만6,000건 정도였다.
문제의 심각성은 4월 실업률이 아직 고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기업들이 감원을 피하기 위해 임금 삭감을 택하고 있어 일자리 감소는 여전히 최고점에 이르지 않았다”면서 “5월 실업률은 2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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