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정 국면인 중국에 우호의 손짓을 보냈다. 반면 남측엔 훈련 비난 담화로 온도차를 뒀다. ‘포스트 코로나’ 국면 북미ㆍ남북ㆍ미중관계를 고려한 다목적 포석으로 읽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축하한다”는 내용의 구두 친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2월 1일 시 주석에게 코로나19 사태 위문서한과 지원금을 보낸 이후 3개월 만에 ‘친서외교’를 재개한 것이다. 코로나19 경제난 해소를 위한 북중협력 재개 메시지로 해석된다. 북미관계 교착상태 장기화에 대비해 미국과 공방 중인 중국 측에 기대겠다는 뜻도 담겼다.
같은 날 북한은 남측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한국군이 지난 6일 서해 상공 작전구역에서 실시한 합동방어훈련은) 군사 대결의 극치로 9ㆍ19 군사합의 위반 사항”이라는 비난 메시지를 냈다. 지난 3일 북측의 중부전선 한국군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이 9ㆍ19 합의 위반이라는 남측의 항의에는 답하지 않고 느닷없이 군사훈련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측이 단순 오발인 GP 총격을 문제 삼으면 북한은 한국군의 훈련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낸 북한이 남측엔 비난 담화로 응수한 데서 보듯 북한의 강경한 대남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한 듯 국방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합동방어훈련은 9ㆍ19 합의에 명시된 해상 적대행위 중지 해역이 아닌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이뤄져 합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도 “총격 사건 이전에 계획됐던 훈련”이라며 직접적인 자극은 피하는 모습이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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