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드는 듯하던 코로나19는 위세를 접지 않고 있었다. 조용히 우리의 빈틈을 노리고 있었을 뿐이다. 경기 용인시 66번 확진자에서 비롯된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8일 오전까지 15명으로 늘어났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완화된 형태인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용인 66번 확진자는 증상 발현 직전인 2일 새벽까지 이태원 클럽과 주점 5곳을 드나들었다. 당시그가 들른 유흥업소 방문자는 1,500명이 넘는다. 게다가 업종 특성상 방문자 신원을 정확히 파악하기도 어렵다. 행여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금도 정상 생활을 하고 있을 확진자를 감안하면 지역사회로의 급속한 전파가 우려된다. 정부가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전체 유흥시설에 대해 ‘운영 자제 권고’ 행정명령을 내린 것도 클럽 주점 등 다중밀집시설을 통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함이다.
용인 66번 확진자는 잠복기인 황금연휴 기간 중 가평, 춘천, 홍천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앞으로 어떤 지역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용한 전파’를 크게 우려해 왔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들이 계속 나오고 무증상 환자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용인 66번 확진자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오리무중이다. 그의 친구인 경기 안양 23번째 확진자는 대표적 무증상 확진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13일 고3을 시작으로 각급 학교들이 순차적으로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교육부는 ‘등교 선택권’을 허용한다지만, 학교에서 단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집단감염과 지역 전파로 번질 수 있다. 방역ᆞ교육 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코로나19에 느슨해진 사회적 분위기는 더 큰 위기 요인이다. 생활방역은 완화된 형태의 거리 두기일 뿐인데도, 이미 거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한 듯하다. 유흥가는 고강도 거리 두기를 할 때도 북적이더니, 결국 지역 전파의 길목이 됐다. 코로나19 2차 감염 폭발을 막는 건 시민 방역 의식에 달렸다. 한 사람의 일탈이 의료진의 헌신을 수포로 만들고 공동체 안전을 크게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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