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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검증된 미래 먹거리, 규제 풀고 골든타임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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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검증된 미래 먹거리, 규제 풀고 골든타임 잡아야

입력
2020.05.09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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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트래픽 관리 권한 늘려 유연하게 적용해야” 목소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개월 만에 2년치 디지털 전환이 이뤄졌다.”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1분기 매출(43조원)을 거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이렇게 표현했다. 코로나19로 공장이 멈추고 거리는 비었지만 ‘언택트(비대면) 비즈니스’로 디지털 경제는 호황이었다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디지털로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들도 이 흐름에 올라탈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언택트 기술과 콘텐츠 보강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선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낡은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완화 필요성이 부각된 대표적 규제는 ‘망 중립성’ 규제다. 망 중립성은 통신사가 모든 인터넷 기업에 차별 없이 통신망을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통신망은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통신사가 누구에게든 안정적 품질의 네트워크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통신사는 특정 서비스나 콘텐츠를 차단해선 안되며 속도를 늦추거나 높이는 것도 금지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프랑스 독일 등 159개국(2018년 기준)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령 확산으로 트래픽이 폭증하자 망 중립성 규제의 적실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유럽연합(EU)이 네트워크 과부하를 막기 위한 조치로 지난 3월 넷플릭스,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 영상 화질을 낮출 것을 요청하고 이들이 받아들인 일이 대표적이다. 통신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망 운영자인 통신사가 아니라 콘텐츠 사업자를 거쳐야 하는 역설적 상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국내외에선 망 중립성 규제를 풀어 통신사의 트래픽 관리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화하고 있다. 5세대(5G) 통신 보편화로 수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자율주행, 원격의료 등 방대한 트래픽을 일으키는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망 품질의 안정적 유지가 보다 중요해질 텐데 이를 가장 잘해낼 주체는 통신사라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2017년 망 중립성 주요 원칙을 폐기했고, EU는 통신사가 네트워크를 쪼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부터 연구반을 가동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방향은 잡히지 않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품질 유지 의무만 지우기보다는 서비스 성격이나 중요도에 따라 관리할 수 있게 망 중립성을 유연하게 적용하면 수익성이 개선되고 별도의 관리가 필요한 신사업 투자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 산업’으로 꼽히는 게임산업에서도 규제 완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대표적 장애물로는 ‘본인인증 규정’이 꼽힌다. 온라인 게임을 위해 회원가입 시 반드시 본인인증을 거치도록 하는 것인데, 문제는 인증 수단이 휴대폰, 신용카드, 공인인증서 등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자기 명의로 가입된 휴대폰이 없는 학생들이나 국내 이동통신사 서비스에 가입돼 있지 않은 외국인들이라면 가입부터 막히는 상황이다. TV나 영화 등 다른 콘텐츠 산업에는 없는 규제이기도 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업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과정인 ‘모객’을 자유롭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개인정보 수집에 따른 관리 문제까지 떠안게 되는데, 이는 현 정부의 개인정보 최소 수집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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