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문을 걸어 잠갔던 유럽 프로축구가 하나 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가장 먼저 시즌 재개를 알린 것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다. 시즌을 조기 종료한 프랑스를 제외하고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도 시즌 재개를 위해 들썩이는 분위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8일(한국시간) “치열한 논의 끝에 분데스리가 1ㆍ2부가 오는 15일 재개된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3일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시즌을 중단한 지 약 두 달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분데스리가는 이로써 유럽 5대리그(독일ㆍ스페인ㆍ영국ㆍ이탈리아ㆍ프랑스) 중 처음으로 시즌 재개를 확정 지었다.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의 경우 지난달 28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스포츠 행사 개최를 9월까지 금지하면서 조기 종료됐다.
분데스리가 재개는 당국의 허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주지사들이 코로나19 관련 활동 제한을 완화하기로 합의했기 때문. 다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존스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8일(한국시간) 기준 독일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6만9,430명이고 사망자는 7,392명이다.
독일이 프로축구 재개 시동을 걸면서 영국 등 타 유럽 리그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특히 6월 초 재개가 논의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재개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또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하원 의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봉쇄 조치 완화와 관련한 출구전략을 제시하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EPL 재개는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문제는 ‘중립 경기장’ 이용 방안이다. 현재 EPL은 재개 후 잔여 경기를 중립 경기장에서 무관중으로 치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하지만 하위권 팀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익숙한 구장이 아닌 곳에서 상위권 팀을 만나면 더욱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강등 위험성도 커질 우려가 있다. 8일 가디언에 따르면 폴 바버 브라이튼 회장은 “독일도 (리그 재개를) 해내는데 (EPL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세계 최고의 경기장 등을 갖추고 있기에 기존 방식인 홈-어웨이로 시즌을 마무리 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도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재개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시즌 재개가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바르셀로나는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이후, 개별 훈련까지 시작한 상황이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역시 팀 훈련 재개를 위해 전면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잇달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훈련 재개에는 비상이 걸렸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l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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