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알짜 외국인선수 호물로(25ㆍ부산)와 펠리페(28ㆍ광주)가 2020년 ‘큰 물’로 뛰어든다. 지난해 K리그2(2부리그)에서 뛰던 팀이 올해 K리그1(1부리그)로 승격했기 때문이다. K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1부리그 무대를 밟게 되는 두 브라질 용병은 “시즌 목표는 1부리그 잔류 그 이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적어도 하위권에 맴돌며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다.
2017년 K리그 부산 유니폼을 입은 뒤로 팀의 험난했던 승격 과정을 겪은 호물로는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호물로는 8일 본보와 서면인터뷰에서 “2017년엔 승부차기까지 간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상주에 져 아쉬웠고, (서울과 승강PO를 벌인)그 다음해에도 승격 기회를 놓쳐 겨울 내내 괴로웠다”며 “승격을 확정한 지난 겨울 어느 해보다 행복하게 훈련한 만큼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K리그1 첫 시즌을 맞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 승강PO를 포함한 34경기에 출전해 15득점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이 5년 만에 K리그1으로 승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낸 호물로는 “(개막이 미뤄진)2020 시즌을 애타게 기다려왔다”며 “팀이 어렵게 K리그1에 입성했는데, 팀이 전체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기에 자신감도 높다”고 했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일군 이동준(23), 김진규(23) 등 영건의 성장과 지난 시즌 막판 부상 당했던 박종우(31)의 복귀도 호물로엔 ‘믿는 구석’이다.
그는 대구의 세징야(31) 에드가(33), 울산 주니오(34) 등 영남권에 사는 브라질 선수들과 친하다. ‘브라질 향우회’라 불릴 정도로 시간 될 때마다 서로 응원도 가고 식사도 하는 사이다. 올해 이 모든 선수들을 경기장에서 상대하게 된 호물로는 “경기장에선 우정은 잠시 잊고 각자의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좋은 선수들과 상대할 수 있어 설레고 긴장된다”고 했다.
시즌 개막이 설레는 건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 펠리페(광주) 역시 마찬가지. 시즌 도중 부상이 있어 27경기에만 출전했지만, 무려 19득점 3도움이란 순도 높은 활약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펠리페는 “K리그1은 더 힘들고 거친 무대가 될 것”이라면서도 “팀 내 분위기가 항상 좋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펠리페는 “무관중 경기는 처음이지만, 연습경기 같은 어색한 분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선수 모두 노력하고 있다”며 “선수들 모두 경기에 나서고 싶어 몸이 간질간질했던 만큼 경기장에서 모든 걸 쏟아내고 싶다”고 전했다.
호물로와 펠리페에게 이번 시즌 개인목표를 묻자 약속이나 한 듯 “팀이 우선”이라며 각자의 목표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강등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팀이 1부리그에 잔류하는 데 목표를 두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호물로가 속한 부산은 오는 10일 포항과 원정경기, 펠리페가 속한 광주는 같은 날 성남과 홈 경기를 시작으로 고대했던 K리그1 여정을 시작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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