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합의 이행 위해 상호소통 지속”… 양국 극단대결 출구 찾을지 주목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대표가 8일 전화 통화에서 1단계 무역합의 원만한 이행을 위한 환경 조성에 의기투합했다. 양국 대표 간 공식 대화는 지난 1월 합의안 서명 이후 4개월만이다.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이 협정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대중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류허(劉鶴) 부총리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통화했다”면서 “양측은 거시경제와 공공위생 협력을 강화해 1단계 합의 이행을 위한 유리한 환경과 여건을 조성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내도록 노력하면서 상호 소통과 조율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무역협정 1단계 합의를 통해 향후 2년간 2,000억달러(약 245조원) 규모의 미국산 상품ㆍ서비스의 추가 구매를 약속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는 11.1% 급감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중 수출 성과를 과시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틀어질 우려가 커진 것이다.
중국에서도 1단계 합의 이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젠궈(霍建國) 중국 세계무역기구연구회 부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돼 현재로서는 1단계 합의를 100% 이행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1단계 합의안에는 ‘자연재해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 발생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불가항력 조항이 있지만 미국이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중국이 무역협정을 지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중국의 의무 이행 여부를 1~2주 안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 협정을 무산시킬 수 있다는 대중 압박 메시지로 해석된다. 여기에 코로나19 발원지 공방까지 더해지면서 양국은 극단적 대결 구도로 치닫는 양상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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