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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간지풍’에도 이륙 가능한 헬기, 이번엔 배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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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간지풍’에도 이륙 가능한 헬기, 이번엔 배치되나

입력
2020.05.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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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소방본부, 소방청에 145억원 요청

“산불ㆍ산악사고 시 골든타임 내 출동”

지난 1일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 투입된 산림청 산불진화 헬기들이 2일 도원저수지에서 산불진화 용수를 담수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 투입된 산림청 산불진화 헬기들이 2일 도원저수지에서 산불진화 용수를 담수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산불과 산악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강원 동해안에 초속 25m 강풍에서도 뜨고 내릴 수 있는 다목적 대형헬기가 배치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까지 불을 옮기는 강풍에 맞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진화전력 보강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강원소방본부는 다목적 헬기 도입을 위한 소방안전교부세 125억원을 소방청에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9일 밝혔다. 소방청이 내년에 헬기 2대를 도입하는데, 이 가운데 1대를 강원 동해안에 배치해달라는 것이다. 강원소방본부 내부에선 실현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원소방본부는 10월쯤 소방안전교부세 편성이 확정되면, 도비 145억원을 더해 헬기 구입에 나선다. 2023년 동해안과 설악산 등 산악지대를 관할하는 환동해 특수재난대응단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 경우 산림청 헬기와 함께 보다 효과적인 초동 대응이 가능해진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선 담수용량이 3,000ℓ를 넘는 것은 물론 초속 25m 이상 강풍에도 운행이 가능한 기종이 필요하다”는 게 소방본부의 설명이다. 매년 봄 영동지역에 부는 양간지풍(襄杆之風ㆍ영동 산악지대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강풍)을 고려한 것이다.

화풍(火風)이라고도 불리는 이 바람은 지난해 고성과 속초, 강릉, 동해, 인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산불을 통해 위력을 보여줬다. 순식간에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불은 사람의 능력으론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정도였다.

지난 1일밤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산불 역시 양간지풍으로 인해 순식간에 동해안으로 불길이 퍼져 나갔다.

그럼에도 강원소방이 보유한 헬기는 담수용량이 적고 초속 20m 이상 강풍에서는 뜰 수 없다. 수년째 초대형 헬기 구입을 읍소하고 있으나 예산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런 이유로 최문순 강원지사도 지난해 산불 현장에서 초대형 헬기 도입이 늦어진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강원소방본부는 “강원도 면적 80% 이상이 산악지대인 데다, 열악한 교통ㆍ의료시설 등으로 인해 항공 수요도 다른 시도보다 2배 가량 많다”며 “산불 초기대응과 소중한 인명구조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 투입된 산림청 산불진화 헬기가 2일 오전 산불지역에 물을 투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 투입된 산림청 산불진화 헬기가 2일 오전 산불지역에 물을 투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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