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시간 4~6시간에서 75분으로 단축
숙련 검사 인원 불필요… 검사 확대 기대
일본 후지필름홀딩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자동화할 수 있는 시약을 개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에 비해 검사 건수가 저조한 일본에서 검사 자동화가 검사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후지필름홀딩스가 개발한 이 시약을 사용하면 감염 의심자의 검체를 한 세트로 검사장치에 넣은 뒤 전자동으로 조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4~6시간이 걸리는 조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75분으로 단축된다. 회사 측은 이 시약을 이달 중 국내용으로 시판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대부분 검사가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있고, 숙련된 검사원 부족으로 검사 실시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번에 개발된 시약으로 자동화가 이뤄진다면 그간 대내외적으로 지적 받아온 검사 실시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의 인구 10만명 당 PCR 검사 건수는 187건에 불과하다. 이탈리아(3,159건)의 17분의 1수준이며, 미국(1,725건)과 한국(1,198건)에 비해서도 한참 뒤떨어진다.
이번에 개발된 시약을 사용할 수 있는 전자동 검사 장비는 이미 수십 곳의 대형 병원이 도입해 결핵 검사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 시약을 사용할 경우 기존 장비로 PCR 검사가 가능하고, 한 번의 검사로 4명분의 검체 분석이 가능하다.
PCR 검사는 감염 의심자의 코와 목구멍의 점막(검체)를 채취, 시약을 통해 유전자를 증폭시켜 판정한다. 이번에 개발된 시약은 검체와 플라스틱 칩을 검사 장치에 넣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유전자를 검출해 측정한다. 칩에는 반도체 제조 기술을 응용한 미세 홈을 새겨 전자동 검사가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검사 기법과 관련해 시마즈제작소가 약 1시간으로 끝낼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사람 손을 거치지 않는 자동검사 방식으로는 후지필름홀딩스의 기술이 가장 빠르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스위스 제약회사인 로슈의 전자동 장치용 시약은 검사에 3시간가량 걸린다. 후지필름홀딩스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할 예정인 신종 플루 치료제 '아비간'을 만든 후지필름 도야마화학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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