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희 “억울하기로 따지면 제가 몇 곱절… 균형감각 찾으라” 꼬집어
“조작 증거”이라며 사진 제시…민주당 선대위가 “낮은 자세 유지” 당부한 것
통합당 내에서도 “괴담 때문에 당이 두 번 죽게 생겼다”고 민 의원 비난
4ㆍ15 총선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거듭해오고 있는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조작 선거 증거”라며 세 가지 주장을 내놨다.
민 의원은 8일 “조작 선거 증거1”이라며 총선 출구조사를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 사진에 대해 “최대 170석까지 대승을 예측한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순간, 아무도 웃지 않고 박수도 건성으로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이 공개한 사진은 지난 총선 당일 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보도를 지켜보는 민주당 인사들의 모습이다.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행동 지침을 통해 “출구조사 발표 및 개표 이후에도 엄중하고 낮은 자세 유지를 당부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낙연 당시 상임 선대위장은 “선거 이후에도 저희는 국난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밝혔다.
이를 두고 민 의원은 “심지어 이낙연 선대위원장은 사람들을 진정시킨다. 당신들은 이때 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뭘 미리 알고 있었던 건가. 이낙연 당선자가 답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 의원은 또 “조작 선거 증거3”이라며 남영희 후보를 향해 “재검표를 막는 사람의 연락을 받았나. 그게 누구였나”고 물었다. 이 같은 민 의원 주장에 남 후보는 “저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적은 171표 차로, 민 후보는 2893표 차로 낙선했다. 억울하기로 따지면 제가 몇 곱절 더하고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도 몇백 곱절 제가 더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 후보는 또 “저도 그랬다.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소리는 모두 ‘조작’처럼 느껴졌고 이런저런 카톡은 ‘증거’로 보였습니다. 그것이 후보의 눈”이라며 민 후보를 향해 “균형 감각을 찾으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 후보는 “균형 감각은 절대 남이 찾아주지 못한다”며 “스스로 해야 하는 자전거 타기 같은 것이다. 그래야 마음의 평온이 찾아온다. 제가 재검표를 접은 이유도 이런 마음의 평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남 후보는 “만약 정말 그렇게 의심되면 저와 같이해보시겠나. 어느 당에 한 석 더 갈지 겨뤄볼까요”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민 의원의 투표 조작설은 그가 속한 통합당에서도 ‘괴담’ 취급으로 받고 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 부정 시비는 정도(正道)가 아니다. 당이 나설 일도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총선으로 한 번 죽은 당이 괴담으로 두 번 죽게 된다”며 선을 그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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