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이례적 운영방식… 성적 흥분 의식적으로 유발한 것”
무죄 판단 2심 깨고 춘천지법으로 환송
남성 손님에게 여성 원피스를 입게 한 뒤 여성 종업원들과 유흥을 즐기게 한 업소의 영업행태를 음란행위 알선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풍속영업의규제에관한법률상 음란행위 알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36)씨 등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강원 원주시의 한 유흥주점을 운영한 김씨 등은 2015년 10월 남성 손님 3명에게 여성용 원피스를 입게 하고, 여성 종업원들에게 접대를 하게 하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남자 손님 3명 중 2명은 속옷을 모두 벗은 채 위에 원피스를 입었고, 일부는 여성 종업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
1심 법원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각각 벌금 50만~100만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유흥을 돋우기 위한 도구로 손님들에게 원피스를 제공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여성용 원피스를 제공한 것만으로는 사회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끼칠 위험성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행위를 표현하는 행위 또는 그와 동등한 행위로 보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런 2심 판단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유흥주점의 일반적 영업방식으로는 보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며 “손님들이 속옷을 벗은 채 원피스를 입은 것을 보면, 단순히 노래와 춤으로 유흥을 즐기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풍속영업규제법상 음란행위 알선은 더 이상 개입이 없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음란행위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주선 행위만 있으면 족하다”며 “(당시 장소가) 폐쇄된 공간인 점을 함께 고려하면 정상적 성적 수치심을 무뎌지게 하고, 성적 흥분을 의식적으로 유발하고자 한 방식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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