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4일만에 최다치를 기록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11일 거리두기와 영업 금지령을 완화한 뒤 감소세를 보이던 확진자 수가 최근 나흘 연속 상승하면서 성급하게 일상 복귀 시동을 건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란 보건부는 6일(현지시간) “어제 하루 코로나19 환자가 1,680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10만1,6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2일 이후 일일 기준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향후 확진자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확진율(검사 수 대비 양성판정 비율)도 3일 8.3%에서 14.3%로 높아졌다. 사망자는 78명 늘어 총 6,418명으로 집계됐다. 키아누시 자한푸르 보건부 대변인은 “우리가 아직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간 게 아니라는 사실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 등으로 경제가 어려운 이란은 2월 19일 첫 환자 발생 이후 한 달 넘게 망설이다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선 3월 26일에야 전국에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경제 상황을 고려해 지난달 11일 확진자가 가장 많은 수도 테헤란을 제외한 지역의 ‘저위험’ 분야 영업장과 일부 쇼핑몰, 전통시장의 영업을 허용했고, 일주일 뒤엔 테헤란에서도 거리두기ㆍ영업 금지 조치를 일부 완화했다.
미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국 제재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따른 세수 감소 등으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에게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면서 “경제 활동을 부분적으로 재개한지 수 주가 지났지만 이란 보건당국은 로하니 대통령의 이 결정에 여전히 반대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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