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 정경심 재판서 인정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씨와 고교 동창인 장모(29)씨가 자신의 아버지와 조 전 장관이 서로 상대방 자녀의 경력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스펙 품앗이’를 했다고 시인했다. 또 자신이 받은 인턴확인서가 조 전 장관 도움을 거쳐 허위로 작성됐다는 점도 인정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장씨는 검찰에서 한 핵심 진술을 인정했다. 검찰이 “2007년경 저의 아버지가 조씨에게 인턴십을 제공해 서로서로 도와준다는 차원에서 (서울대 세미나에) 참여하게 된 것 같다”는 장씨의 검찰 조서를 재확인하자 장씨는 “맞는 얘기인 것 같다”고 답했다.
장씨는 스펙 품앗이를 다른 학생들도 하는 분위기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도 맞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조 전 장관 딸을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해 준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이다. 장씨와 조씨는 3년 내내 같은 반에서 수학했고, 같은 인권 동아리 소속이었다.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은 딸의 체험활동과 논문 제1저자 등재를 도와준 보답으로, 장 교수 아들인 장씨에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경력을 허위로 만들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의 이날 증언은 검찰의 공소사실과 상당히 부합하는 진술인 셈이다.
장씨는 또 자신이 받은 서울대 인턴 확인서가 허위라는 점을 인정했다. 장씨는 “당일 센터에서 주최한 세미나에만 참석했을 뿐, 15일 동안 인턴십을 한 것은 아니다”며 “확인서를 발급받은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세미나 참석 논란이 불거졌을 때 정 교수 측은 당시 안경을 낀 여학생이 조씨라며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에서 검찰이 동영상 속 여학생의 모습을 제시하며 확인을 요청하자 “조씨와 다르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선 조 전 장관이 2008년 딸과 장씨에게 보낸 메일도 공개됐다. 조 전 장관은 두 사람에게 “겨울 방학이 돼서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1)사형폐지 운동 (2)탈북청소년 돕기 운동 두 가지에 집중하여 활동을 하면 좋겠습니다”고 권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에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할 것인데 여기서 두 사람이 인턴십 활동을 하도록 조치할 것이니 고려하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장씨는 그러나 이 메일을 받은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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