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만여명 유전체정보 분석…“당뇨 고위험자 조기발견 및 맞춤 치료 기대”
동아시아인 43만여명의 유전체정보를 분석, 제2형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61개 신규 유전요인이 발굴됐다. 동아시아인 대상 연구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당뇨병 고위험자 조기발견에 활용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는 싱가포르 국립대학, 일본 이화학연구소 등과 함께 제2형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신규 유전요인을 발굴했다고 7일 밝혔다. 유전요인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정보 중 질병 발생과 관련된 것을 뜻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동아시아인에게서 당뇨병을 일으키는 61개 유전요인을 새로 찾았다는 얘기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5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을 중심으로 약 43만명의 유전체정보를 분석했다.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7만7,000여명과 정상군 35만6,000여명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유전체 분석이 이뤄졌다. 연구팀은 “기존 유전체연구의 약 80%는 서양인 중심으로 수행돼, 동아시아인에 적용할 경우 질병 예측의 정확도가 50% 수준까지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동아시아인의 당뇨병과 관련된 61개 요인 가운데 특히 ‘알데히드 분해효소2(ALDH2)’ 유전자는 남성 특이적으로 당뇨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ALDH2는 알코올 분해효소로 남성에서 빈도가 높은 음주 등 생활습관과 상호작용해 당뇨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굴된 유전요인 등을 통해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기반 정보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국립보건연구원이 보유한 인구집단 약 10만명에 적용했을 때 유전적으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상위 5% 고위험자는 일반인에 비해 당뇨 발병위험이 약 3배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유전정보는 태어나면서부터 갖게 되는 개인의 고유한 질병 위험인자이므로, 당뇨병 발생이 증가하는 40대 이전에 유전정보를 이용해 당뇨병 고위험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며 “유전적 고위험자는 조기 발견으로 생활습관 중재 등 맞춤형 치료를 통한 예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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