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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양보해라’ 압박 韓 ‘버텨본다’…방위비협상 국면 전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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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양보해라’ 압박 韓 ‘버텨본다’…방위비협상 국면 전환되나

입력
2020.05.07 14:46
수정
2020.05.07 19: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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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잠정합의안 거부 이후 미국 새 금액 제시했을 가능성 

 정부는 분담금 인상 전제한 협상 재개는 안 한다 ‘버티기’ 

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조 조합원들이 무급휴직 상태 정상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조 조합원들이 무급휴직 상태 정상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시한을 4개월 이상 넘긴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지난달 양국 장관급에서 승인한 잠정합의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협상은 공전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한미 간 물밑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미국은 추가 금액 제시로 압박에 나섰지만 당장 협상 재개는 어렵다는 게 한국 정부 입장이다. 미국이 합리적 금액을 제시할 때까지 일단 버텨 본다는 기류마저 감지된다.

미국은 한국의 추가 양보가 필요하다는 메시지 발신을 노골화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6일 전화통화를 통해 방위비 협상 문제를 포함한 한미 관심 사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미국 측 요구로 이뤄진 통화인 만큼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에게 협상 재개 필요성을 언급했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도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 세미나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유연했다 생각한다. 한국의 일정한 유연성도 기대하고 있다”며 협상 재개 신호를 보냈다.

양국은 그동안 7차례의 협상을 거쳐 한국의 연간 분담금을 약 13%(1조1,700억원) 인상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 제안을 거절했다”고 직접 밝히면서 협상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한국이 더 많이 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재차 확인된 만큼 미국 협상단은 한국 측 분담금을 더 올린 새 협상안을 제시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일각에선 한미가 잠정 합의했던 인상률보다 높은 50% 이상 인상안을 제시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한미가 잠정 합의했던 액수가 여전히 우리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최대치”라며 “미국이 합리적 금액만 제시한다면 언제든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측 요구에 맞춰 협상을 당장 재개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국회는 협정 공백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간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생계 안정 지원 특별법’을 지난달 29일 통과시켰다. 주한미군 근로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등 일단 급한 불을 껐다는 점도 정부의 ‘버티기 전략’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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