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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열쇠 하나, 김봉현 금고 55억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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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열쇠 하나, 김봉현 금고 55억 찾았다

입력
2020.05.06 17:10
수정
2020.05.06 20:5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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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손가방 속 열쇠 추궁 ‘사설 물품보관소’ 진술 받아

당사자 외엔 들어갈 수 없는 1.65㎡ 공간서 발견해 압수

수원여객과는 무관한 재향군인회상조회 자금 추정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의 실질적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55억원 상당의 현금을 개인금고에 보관해 오다 최근 경찰에 압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은 이 돈이 수원여객과 무관한 재향군인회상조회 관련 자금으로 보고 있다.

6일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1일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원여객 횡령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하면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압수한 현금 60억3,000만원도 함께 넘겼다.

김 전 회장 등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지역 버스회사인 수원여객 재무담당 전무이사 A씨 등과 공모해 여객 운용자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와 수원여객 횡령 혐의 외에도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라임 전주’ 김봉현의 횡령 범죄
‘라임 전주’ 김봉현의 횡령 범죄

앞서 경찰은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 한 빌라에서 김 전 회장과 라임 사태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을 검거한 바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소지하고 있던 손가방과 수첩 2개, 현금 5억3,000만원이 든 가방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압수물 중 손가방에 든 열쇠 한 개에 주목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을 추궁한 끝에 사설 물품보관소 내 개인금고가 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지난달 27일 해당 금고가 있는 사설 물품보관소를 찾아 돈가방을 찾은 것이다.

사설 물품보관소는 첩보 영화 등에 나오는 것처럼 당사자 외에는 들어갈 수 없으며 반평(1.65㎡ 규모) 남짓한 공간에 별도의 금고가 있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고 안에는 5만원권으로 가득 찬 캐리어(여행용 가방) 3개가 발견됐다. 가방들에 담긴 돈의 액수는 모두 55억원이었다.

경찰은 이 돈의 출처가 재향군인회상조회와 관련된 계좌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도 경찰조사에서 “재향군인회상조회와 관련된 돈”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증거를 제시해야만 입을 여는 스타일”이라며 “이번 현금다발도 열쇠를 추궁한 끝에 입을 열어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과 압수품 등을 모두 검찰에 송치한 만큼 해당 물품보관소가 어디 있는지 등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김 전 회장이 수원여객의 운용자금을 빼돌린 사건도 라임 사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여객은 김 회장 등이 회삿돈을 빼돌리기 전 다른 회사에 인수됐는데 이 회사는 수원여객 인수자금을 라임 측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라임 측은 이 회사에 수원여객 인수자금을 빌려주는 대신 A씨를 경영진으로 고용할 것을 요구했고, A씨는 전무이사가 된 뒤 회삿돈을 빼돌려 달아났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 도피 행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A씨의 신병 확보에 나선 상태다.

신병 등을 인계 받은 수원지검은 수원여객 횡령 사건 수사를 마무리 지으면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을 김 전 회장의 신병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수원=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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