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석과 김혜영이 ‘싱글벙글쇼’를 떠나며 감사패를 받았다.
강석과 김혜영은 6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본사에서 진행된 MBC 표준FM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 감사패 수여식에 참석해 박성제 MBC 사장으로부터 감사패와 함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받았다.
각각 1984년과 1987년부터 ‘싱글벙글쇼’를 진행한 강석과 김혜영은 성대모사와 시사 풍자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며 라디오 시사 콩트의 선구자로서 라디오 전성기와 함께 했다. 이들이 세운 만 33년은 단일 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국내 최장 기록이기도 하다.
탁월한 성대모사로 ‘싱글벙글쇼’를 이끌어온 강석은 ‘푸른 신호등’으로 라디오를 처음 시작해 ‘젊음의 음악캠프’와 동시에 맡았던 ‘싱글벙글쇼’와의 첫 인연을 떠올리면서 “제가 최초로 (라디오에서) 두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사람”이라며 “사실 ‘싱글벙글쇼’를 오랫동안 하게 될 줄 김혜영 씨도 마찬가지지만 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강석은 “진짜 라디오를 사랑했던 사람이 3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도 영광이고 원 없이 했다. 그동안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를 사랑한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물심양면 도와주신 라디오국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잃어버렸던 점심시간을 찾아서 이제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가야겠다”고 밝혔다.
결혼식 당일에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생방송을 하는 등 헌신적인 진행을 보여준 김혜영은 “항상 이날이 올 거라는 건 생각하고 있었다. 그땐 당당한,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해야겠다 했는데 막상 그날이 오니까 한 달 전에 이 소식을 들었는데도 뭉클뭉클 순간순간 옛 추억이 떠오르면서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되나 큰 숙제로 남아 있다”면서 울먹였다.
또한 김혜영은 “마음이 슬프고 괴로워도 (자리에) 앉으면 웃음으로 변하는… 저에게 그런 마술 같은 ‘싱글벙글쇼’였다. 청취자 분들의 말 한마디, 미소 한마디, 문자와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메시지가 살과 피가 되었고 더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 되려고 33년 동안 길게 연습해온 것이 아닌가 싶다. 영원히 잊지 않는 식구로 남겠다”고 전했다.
두 사람을 위해 MBC 표준FM ‘2시만세’ DJ 정경미·박준형,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DJ 김신영뿐만 아니라 방송인 배칠수, 가수 조영남 등 선·후배와 동료 DJ들이 영상을 통해 아쉬움과 고마움을 담은 인사를 전했다. 특히 김신영은 ‘정오의 희망곡’ 방송 직후 행사에 참석해 각별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박성제 MBC 사장은 또한 사회부, 정치부 기자 생활을 할 때 ‘싱글벙글쇼’를 들었다는 기억을 떠올려 “‘싱글벙글쇼’는 저에게는 기자로서의 나침반 같은 역할이었다.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MBC 최고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제 마음속엔 자리 잡고 있었다. 제가 MBC에 입사했던 27년 전보다 훨씬 먼저 MBC를, MBC 라디오를 지켜주시고 지금까지 청취자들의 정서와 함께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1973년 6월 시작된 MBC 표준FM ‘싱글벙글쇼’는 반세기 가까이 웃음으로 서민을 위로하고 응원한 국민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오는 10일 마지막 생방송을 끝으로 30여 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강석과 김혜영의 후임으로 11일부터는 배기성과 정영진이 마이크를 넘겨받는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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