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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이인영·심재철... 원내대표를 ‘수도권’이 독식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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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이인영·심재철... 원내대표를 ‘수도권’이 독식하는 이유는

입력
2020.05.06 18:00
수정
2020.05.07 00:4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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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지역주의 정치 갈수록 힘빠져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인영 원내대표, 우원식 전 원내대표, 우상호 전 원내대표. 엽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인영 원내대표, 우원식 전 원내대표, 우상호 전 원내대표. 엽합뉴스

정당 원내대표 경선은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작동하는 선거다. 투표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친소관계, 지역, 성향, 선수 등을 까다롭게 따진다. 원내대표 후보의 ‘지역구’는 특히 비중이 큰 기준이다. 당 지도부의 출신 지역 자체가 당의 정체성으로 읽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6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18ㆍ19ㆍ20대 국회(2008년~현재) 원내대표 지역구를 분석한 결과, 민주당 전ㆍ현직 원내대표 14명 전원이 수도권과 호남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은 물론이고 충청, 강원, 제주 출신도 전무했다. 통합당은 14명 가운데 11명이 수도권ㆍ영남 출신이었고, 충청 출신은 3명이었다. 역시 호남, 강원, 제주 출신은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수도권 쏠림 추세가 또렷한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 중 수도권 출신은 2명(전체 4명 중)이었고, 19대에선 6명 중 4명, 20대에선 4명 중 4명으로 늘었다. 2017년 이후 통합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김성태, 나경원, 심재철 의원도 모두 수도권 출신이다. 영ㆍ호남 지역주의가 저무는 것, 그에 따라 수도권 의원의 ‘힘’이 세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21대 국회에서도 수도권 출신의 선전이 예상된다. 7일 열리는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김태년(경기 성남수정)ㆍ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ㆍ정성호(경기 양주) 의원은 모두 수도권 출신이다. 8일 실시되는 통합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 서울 용산의 권영세(서울 용산) 의원이 맞붙는다.

미래통합당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 왼쪽부터 김성태 전 원내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 왼쪽부터 김성태 전 원내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연합뉴스

당내 ‘넘버 2’인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의 상임위 배치 결정권과 원내대표단 인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같은 지역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유리할 것이라는 표심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을 보면, 18대 의원 81명 중 26명이 수도권, 25명이 호남 출신으로 팽팽했지만, 19대에 들어선 127명 가운데 65명이 수도권, 25명이 호남 의원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20대에선 123명 중 수도권이 82명, 호남이 3명이었다. 수도권 원내대표의 약진이 ‘수도권 지역주의’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통합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영남 지역 분위기가 위축된 것이 수도권 원내대표 선전 배경으로 지목된다.

여야가 ‘호남 정당’ 혹은 ‘영남 정당’ 프레임을 깨기 위해 지역색이 옅은 수도권 의원을 밀어줬다는 해석도 있다. 수도권 의원의 중도ㆍ개혁적 이미지가 주효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국회의원 출신의 전ㆍ현직 대통령들은 원내대표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대선주자들은 실무형 지도자인 원내대표보다 당권 장악에 유리한 당 대표를 선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대표 출신이다. 이낙연 전 총리는 2004년 민주당 원내총무를 지냈는데, 당시엔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이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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