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단됐던 판문점 견학 재개 점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북한군의 남측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 만인 6일 남북 분단의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판문점 견학 재개 점검 차원에서 사전에 예정했던 일정이지만, 북측 총격을 우발적 사건으로 보고 있는 군 당국 판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윤후덕ㆍ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종환 파주시장, 평화통일 문화공간조성 민간자문단과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DMZ 평화의 길 파주 구간 내 철거GP 등을 방문했다. 판문점 견학 재개 준비 상황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현황 점검을 위해서다.
통일부는 DMZ 내 평화 정착을 위해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평화의 길을 개방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17일 파주에서 ASF가 발병한 뒤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했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가 확산돼 재개하지 못했다. 통일부는 이날 점검 결과 등을 고려해 조만간 판문점 견학 등을 재개하고, 이날 둘러본 철거GP 등은 향후 DMZ 평화의 길과 연계해 ‘평화통일 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 장관의 이번 GP 방문은 지난 3일 북한군이 강원 철원 지역의 DMZ 내 남측 GP에 총격을 가한 사건 직후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GP 총격 사건에 대한 해명도 내놓지 않는데 정부가 DMZ 사업 재개 점검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파주지역 철거 GP는 ‘평화의 길’에 포함이 돼 있는 것으로 지역적으로 판문점 인근 지역에 있다”며 사건이 일어난 GP와의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방문 일정 역시 총격 사건 발생 이전에 계획돼 유엔군사령부와 사전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건 발생 3일 만에 통일부 장관의 DMZ 시찰을 공개한 것은 이번 총격 사건을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는 군 당국의 판단에 힘을 실어주고, 북한의 도발 위험이 낮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김 장관은 방문 일정을 마친 직후 개인 페이스북에서 “언제나 비무장지대에는 적대의 과거와 평화의 미래가 공존한다”며 “어떤 추위도 어떤 비바람도 이겨내고 어디서나 일상의 평화가 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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