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ㆍ교육청 일정 발표 직후 대구시 “대구 상황에 맞게 조정”
대구지역 교육계와 학생 학부모들이 등교개학 시기를 놓고 대혼란에 빠졌다. 지난 4일 교육부와 대구시교육청이 13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한다는 일정을 발표했지만 바로 다음날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 상황에 맞게 조정하겠다”고 한 때문이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권영진 대구시장은 5일 오후 대 시민 담화문을 통해 “초・중・고등학교의 등교 수업과 관련하여 5월 13일, 고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하여 순차적으로 실시한다는 교육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구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대구시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4일 13일 고3을 시작으로 20일 고2ㆍ중3ㆍ초등 1ㆍ 2학년, 27일 고1ㆍ중2ㆍ초등 3ㆍ4학년, 6월 1일 중 1과 초등 5ㆍ6학년이 등교수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교육청도 교육부 개학 일정에 맞춰 등교수업을 하는 대신 등교 및 수업 과정에 교사, 학생간 접촉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등교시범운영 후 전면등교 △과밀학급ㆍ과대학교 학년별 격일 등교 △온ㆍ오프라인 분산등교 △원격ㆍ대면수업 혼합운영 △단축수업 △학년별 시차등교 △식당 투명칸막이 설치 △간편급식을 활용한 교실배식 △기숙사 운영 자제 △기숙사 운영시 입소생 전원 검체검사 실시 등이 대표적이다. 또 대구지역 모든 초중고생이 20일간 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를 비축하고, 비접촉식 체온계, 열화상카메라 등 방역물품도 갖췄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대구시장의 발표로 교육청은 물론 일선학교도 대혼란에 빠졌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은 “대구만 등교일정이 바뀌는 게 아니냐”며 궁금증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칫 대구 학생만 불이익을 보는 게 아닌지 우려할 정도다.
교육청과 일선 학교에는 6일 업무시작 전부터 문의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등교일정 변경과 바뀐다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것이다.
교육청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권영진 대구시장이 발표 전 강은희 교육감과 통화는 한 것으로 아는데, 실무적인 협의는 전혀 없었다”며 “교육부에 대구만 등교수업을 연기하는 게 가능한지 질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등교일정을 발표하기 전 전국 17기 시ㆍ도교육감과 화상회의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 상태다.
한 고교생 학부모는 “교육부 발표대로 개학하더라도 애들이 여름방학 전까지 시험만 치다가 1학기가 끝날 판인데 더 연기된다면 어떡하란 말이냐”며 “서울 부산은 먼저 개학하고, 대구만 늦게 한다면 대구 학생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거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대구 전역의 방역을 책임지는 대구시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교육부 일정을 가급적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 초등학교 등교시기는 일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대구시교육청은 구체적인 등교일정과 세부적인 등교방식 등을 마련해 8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오래 전 사라진 부제수업 부활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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