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중국 통계 들어 “코로나 전파 위험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세계 각국이 학교 문을 열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미성년자들은 타인과의 접촉 빈도가 어른의 3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등교 및 수업이 재개될 경우 집단 감염 등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학교가 정상 운영된 지난해 12월 19세 미만 미성년자들의 접촉자 수를 조사한 결과 성인보다 3배나 많았다”고 전했다. 중국 푸단대와 이탈리아 융합과학연구재단(ISI) 등 세계 6개 보건 기관이 공동 연구를 통해 중국 우한과 상하이에 거주하는 전 연령대 1,193명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일주일간 접촉자 수를 조사해 봤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동의 코로나19 발병률은 성인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연구진이 중국 후난성 내 확진자 137명의 접촉 수 7,000건을 분석한 결과, 14세 이하의 발병률은 15~64세 인구 발병률의 3분의2 수준에 그쳤다. 독일감염연구센터(DZIF)도 최근 독일 내 감염자 6만명을 조사해 성인과 미성년자의 발병률이 비슷하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많은 나라들이 이처럼 젊은 세대의 낮은 발병률을 개학과 수업 재개를 서두르는 근거로 제시해왔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은 낮아도 접촉 빈도가 잦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학교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진도 이른 개학을 재고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들은 휴교령이 지속되면 코로나19 확진 환자 1인당 2차 감염자 수를 0.3명 낮출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반면 수치가 1명을 넘기면 발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 비영리연구기관 브루너케슬러재단의 전염병학자 마르코 아젤리는 “미국에서 해당 수치는 이미 0.8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개학으로 0.3명이 더해져 2차 감염이 1.1명이 될 경우 발병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것이란 얘기다.
물론 반론도 적지 않다. 제니퍼 누조 미 존슨홉킨스대 박사는 예측 모델에만 의존해 개학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가계 내 돌봄비용 증가 등 휴교령에 따른 손실이 바이러스 노출 피해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폐쇄돼 영향을 받는 학생은 4일 기준 177개국, 12억6,815만명(72.4%)에 달한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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