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운상가 아이디어 상품 ‘크라우드 펀딩’ 다리

‘노래 소리가 엿가락처럼 쭉 늘어질 때면 냉동실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 듣기’.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들었던 30대 이상 세대들이라면 한두 번은 경험해 봤음직한 일이다.
특별한 물건엔 추억이 깃들기 마련. 최근 케이블채널 CJ ENM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본 시청자들 사이에선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시절 생각이 난다’는 글이 SNS에서 굴비 엮이듯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유행했던 노래들이 곳곳에서 흘러나와 시청자들로 하여금 카세트 테이프에 대한 추억을 새삼 환기한 결과다.
카세트테이프에 대한 ‘때 늦은’ 환호는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서울의 ‘1990년대 전자제품 메카’였던 세운상가에서 카세트테이프 모형의 휴대용 음악 재생기를 개발했다. MP3 1,000여 곡을 저장할 수 있는 카세트테이프 모형의 음악 재생기에 이어폰을 꽂아 쓰는 형식이다. 이 제품은 시중에 출시될 수 있을까.
서울시가 세운상가에서 만든 아이디어 제품의 상용화를 위해 ‘다리’를 놓는다.
7일부터 ‘텀블벅’ 홈페이지(https://tumblbug.com/)에서 카세트테이프 모형 MP3 플레이어와 스피커 겸 공기질측정기 등 14개 제품 기획전을 열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다. 청년들이 지역 내 기술장인들과 협력해 만든 제품들이다.
모두 시제품이거나 출시 대기 상태인 이 제품들은 투자자의 지원을 받게 되면 상품화돼 시중에 유통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운상가 제품들이 시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세운상가 기술장인과 청년 제작자들의 협업을 통한 도심 제조산업도 활성화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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