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요진와이시티’ 시행사 요진개발 측이 특혜 의혹 속에 무상으로 취득한 학교용지를 다시 고양시에 내놓기로 했다.
6일 시에 따르면 요진개발 최모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서울 휘경학원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일산동구 백석동 1237의 5일대 학교용지 1만2,092㎡(2009년 감정가액 379억원)를 10년 전 협약대로 고양시에 기부채납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고양시는 해당 학교부지를 공유재산으로 편입하는 내용의 안건(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고양시의회에 상정했다. 시의회는 8일 본회에서 최종 승인여부를 결정한다.
휘경학원 측은 “기업의 책임을 다하는 대승적 결단”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의혹의 시선도 없지 않다. 고양시의 기부채납 이행 요구에 ‘법적인 문제’를 이유로 응하지 않다가 최근 세무당국이 휘경과 요진에 대해 증여세 과세 검토에 들어가자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요진개발은 2012년 고양시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은 해당 학교용지를 2014년 휘경학원에 증여한 바 있다.
기부채납 수순에 들어간 학교용지와 달리 업무빌딩(1,240억원 상당) 조성 후 기부채납, 초과수익의 50% 공공기여 등의 협약상 조건은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앞서 고양시는 2010년 요진개발 소유의 일산 백석동 유통시설 부지(11만1,013㎡)를 초고층 주상복합(2,404가구 건립) 부지로 용도변경을 해줬다. 시는 당시 건설사가 막대한 개발차익을 얻는 대신 학교용지를 포함 부지의 33.9%(3만7,638㎡)를 2016년 9월까지 기부채납 받기로 했다. 또 15.3%(1만6,980㎡)는 땅값만큼 업무빌딩으로 반환 받기로 요진 측과 협약했다.
그러나 고양시는 전임 시장 때인 2012년 변경협약(2차)을 통해 반환 받기로 한 학교부지를 오히려 요진 측에 그냥 넘겨 특혜라는 비판을 샀다. 고양시는 ‘지자체는 자사고를 설치 경영할 수 없다’는 사립학교법에 따른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감사원은 ‘공공의 목적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업무빌딩도 규모 문제로 아직 넘겨받지 못하고 있다.
요진개발 관계자는 “관련 소송이 마무리돼 이사장의 결단으로 기부채납을 결정한 것”이라며 “세무당국의 증여세 부과 검토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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