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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경찰, 거리두기 위반자 또 ‘폭력 단속’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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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경찰, 거리두기 위반자 또 ‘폭력 단속’ 논란

입력
2020.05.06 16:11
수정
2020.05.06 16:20
0 0

유색인종 남성 때리고 목 눌러 제압… 인종 차별 되풀이

5일 미국 뉴욕 맨해튼 할렘지역 거리에서 경찰관들이 바닥에 주저앉은 한 남성을 둘러싸고 서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5일 미국 뉴욕 맨해튼 할렘지역 거리에서 경찰관들이 바닥에 주저앉은 한 남성을 둘러싸고 서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중발병지역 중 한 곳인 뉴욕시에서 경찰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시민을 폭력적으로 제압하는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목돼온 경찰의 차별적 공권력 집행이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경찰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단속방식에 대한 분노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된 이 영상은 지난 2일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에서 발생한 체포 상황을 촬영한 것으로, 전기충격기를 든 경찰이 한 유색인 남성을 때리고 목을 무릎으로 눌러 제압하는 모습이 담겼다.

뉴욕경찰(NYPD)은 사건 당시 사복 경찰들이 골목 모퉁이에서 마약이 든 가방을 발견해 관련자를 체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서성이는 모습을 발견하고 단속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경찰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였다고 WP는 지적했다. 경찰에 제압된 남성은 등과 갈비뼈, 가슴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과잉진압 의혹이 제기된 경관은 지난 주말 뉴욕시내 ‘사회적 거리두기’ 단속을 위해 배치된 1,000명 중 한 명이다. 체포 영상에 대해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매우 문제가 있고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모든 거리두기 지침의 집행이 이런 식으로 이뤄진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문은 “셧다운(봉쇄) 9주차에 접어들었지만 경찰이 어떻게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을 단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엄격한 규칙은커녕 대략적인 지침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내 뿌리 깊은 공권력 남용과 차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비판도 높다.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지난 주말 공원에 모인 백인들에게는 마스크를 나눠주면서 유색인들에게는 공권력을 앞세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준수를 강제했다”고 주장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경찰은 왜 지침을 어기고 일광욕을 하는 사람과 특정 집단에 소속된 젊은이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하는가. 이런 일은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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