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인동동행정복지센터 뒷산 수목 동장이 산림과와 협의도 벌채
경북 구미시 인동동행정복지센터 뒷산 나무 수백 그루가 무더기로 베어져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벌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동장은 정자와 산불감시초소를 지으려고 했다지만, 예산은 물론 사업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구미시 인동동 주민 등에 따르면 올해 초 구미시 관계자와 산불감시요원 등이 인동동행정복지센터 뒷산 나무를 시차를 두고 베어냈다. 센터 주차장부터 산책로 초입까지 베어낸 나무와 각종 공사도구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이곳은 2만48㎡의 시유지로, 천생산과 연결된 산책로가 조성돼 지역민들의 산책ㆍ휴식처로 사랑을 받아왔다.
벌목 이유도 미스터리다. 주민들은 당초 이 곳에 구미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정자를 조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벌목에 필수적인 구미시 담당부서와 사전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구미시나 인동동 자체 사업계획상 정자나 산림감시초소 건립계획도 없었다. 예산이나 계획도 없이 나무부터 베어낸 꼴이다.
주민 김모(60)씨는 “시민들이 자주 찾는 산책로가 훼손됐고, 뒷산의 속살들이 훤히 보여 보기에도 좋지 않다”며 “폭우라도 내리면 토사 유출 등 재난 우려도 있어 하루 빨리 정비 작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 인동동장은 가려져 있던 시야를 확보하고 정자를 비롯해 산불감시초소를 짓기 위해 사전 작업을 벌였지만 다소 과욕이 앞섰다고 인정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부탄 가스나 본드, 술병, 성인용품 등이 발견돼 청소년 우범지역으로 지목되던 곳이었다”며 “산림과에서 이 곳 일대에 대해서 산림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마무리가 되면 예산을 세워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 했다”고 군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또 “추진 과정에서 일체 흑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소 욕심을 부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는 최근 해당 문제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고 동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또 뒷산 일대 경관 정비 작업을 통해 순차적으로 복구 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비 사업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복구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정비 작업이 마무리되면 협의를 통해 정자와 산불감시초소 건립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