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발굴지역 일부 기름ㆍ악취
“9년 전 정화작업 완료 됐다더니…”
강원 춘천시 근화동에 자리한 옛 미군기지인 춘천 캠프페이지 내 유적발굴 현장 토양에서 기름층이 발견됐다. 이곳은 춘천시가 2012년 국방부로부터 환경오염 정화가 완료됐다는 통보에 따라 시민공원 등 개발이 추진되는 곳이다. 시민단체는 환경오염 정화작업 부실 의혹을 제기했다.
춘천시는 캠프페이지 내 발굴터 일부 토양에서 기름띠가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이곳은 지난해 12월부터 문화재발굴 작업이 진행되는 현장이다.
이날 현장에선 발굴터에 고인 물에 형성된 기름띠가 확연히 드러났다. 일부 지점에선 기름 냄새가 나기도 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오염 정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195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군이 주둔한 캠프페이지는 토양과 지하수, 방사능 오염 문제가 제기되던 곳이다.
반환 직후 조사에서 36개 지역에서 석유계 총탄화수소(TPH)와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등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지하수 오염 조사에서도 질산성 질소와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 벤젠 등에 의한 오염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후 국방부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농어촌공사에 용역을 의뢰해 5만6,000㎡의 캠프페이지 부지에서 환경오염 정화 작업을 벌였다.
구체적으로 오염된 토양에 영양분과 수분을 조절, 미생물을 활성화해 유류성분을 분해하는 방법과 직접 열을 가하는 ‘열탈착’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동철 춘천시민사회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기름띠가 나온 현장 모두 오염정화 작업이 이뤄졌던 곳”이라며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춘천시는 이날 기름이 유출된 토양 시료 등을 채취해 상지대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글ㆍ사진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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