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IMF) 직후인 1998년보다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팀에 의뢰한 ‘전일제 환산(FTE) 취업자 수 추정ㆍ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3월 FTE 취업자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 고용동향’의 취업자수 전년 동월 대비 감소율(0.7%)보다 약 10배 가량 높은 것이다.
FTE 고용통계는 한 주에 40시간 풀타임으로 일한 사람을 FTE 1명으로 산정한다. 이에 따라 20시간 일하는 사람은 0.5명, 60시간 일하는 사람은 1.5명으로 환산된다. 때문에 기존 머릿수 계산 방식으로 계산하는 통계청 고용통계와 괴리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통계청 고용통계에 근로시간이 배제돼 있어 FTE 방식 통계를 참고해야 현실성 있는 지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경연은 지난 3월 FTE 취업자 수 감소율이 IMF 당시 수준을 뛰어넘는다고 지적했다. 3월 기준 연도별 FTE 취업자 수는 IMF 위기 직후인 1998년 -7.0%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1999년(-4,1%)에도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2000년 8.2% 증가해 원상태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후 2001~2019년 동안 증감율은 평균 0.29%로 통계청 통계와 마찬가지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박 교수는 “FTE의 경우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1%의 증감율을 보여 같은 해 통계청 취업자 증감율(-0.8%)보다 더 뚜렷하게 당시의 고용상황을 반영했다”며 “올해 3월은 IMF 위기가 터진 직후인 1998년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고 했다.
박 교수팀의 분석 결과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은 직종은 대면 서비스직이었다. FTE 기준으로 도매ㆍ소매업 감소율(-11.2%)은 통계청 발표치(-4.6%)보다 훨씬 컸다. FTE의 숙박ㆍ음식점업(-14.6%), 교육 서비스업(-24.9%) 등의 감소율도 통계청 발표치보다 2~4배 높았다.
연령별 분석에서도 통계청 발표와 FTE 기준 분석 간 차이가 있었다. 통계청의 연령별 3월 취업자 증감률은 △60세 이상 7.4% △50대 -1.2% △40대 -1.8% △30대 -2.0% △20대 -4.8% 등으로 60대 이상이 상승했다. 하지만 FTE 기준으로 보면 △60세 이상 -1.0% △50대 -8.5% △40대 -8.9% △30대 -7.5% △20대 -10.0% 등 60대 이상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FTE 분석 결과는 지금보다 더욱 과감한 민생 지원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며 “FTE 방식 통계와 통계청 통계의 괴리는 경제 충격에 대한 일시 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위주의 대응이 일단 대량 실업 발생을 피하는 완충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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