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리 “일반 조문객으로 온 것” … 15분 면담 후 자리 떠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구체적인 대안을 기대했던 일부 유족들에게 원성만 듣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총리는 5일 오후 4시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이천시 서희 청소년문화센터 체육관을 방문했다. 이 전 총리의 방문 소식을 들은 유족들은 면담을 위해 체육관 한편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에 모였다. 일부 유족들은 입구에서부터 이번 사태의 해결을 호소했다.
이 전 총리는 희생자 영정에 헌화, 분향한 뒤 유족들과 15분 동안 면담했다. 면담 자리에서 유족들은 “노동자들의 죽음이 계속 이어지는데 어떻게 할 거냐” “이번 사고에 대한 대책을 갖고 왔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 전 총리는 이에 대해 “제가 지금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게 아니다”며 “여러분들의 말씀을 잘 전달하고 이른 시일 내에 협의가 마무리되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유족들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게 될 이 전 총리에게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등 안전관련 입법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유족들이 문제시 하는 것에 대해 차후에 대책이 나올 것”이라며 “입법 활동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대안을 기대했던 유족들은 이 전 총리의 답변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일부 유족은 면담이 끝나기 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으며, 한 유족은 “이럴 거면 그냥 가시라. 사진 찍으러 온 것이냐”라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전 총리는 이에 “일반조문을 허용한다기에 일반 조문객으로 온 것”이라며 “가겠습니다”라고 답하고는 면담장소인 유족대기실에서 나왔다.
이 전 총리 측은 이번 조문에 대해 “애초에 최소한의 수행인원만으로 순수하게 조문을 위해 간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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