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 2피안타 1볼넷 완벽 피칭… 팀에 11년 만의 개막전 승리 안겨
한화의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30)가 시즌 첫 경기를 완봉승으로 장식하면서 팀에 11년 만의 ‘개막전 승리’를 안겼다. 개막전 완봉승은 삼성 시절 배영수가 2005년 대구 롯데전에서 기록(4-0승, 4피안타)한 이후 15년 만에 나온 대기록(역대 9호)이다. 한화 선수로는 송진우(2002년) 이후 두 번째다.
서폴드는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개막전 SK와 경기에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군더더기 없는 호투가 눈부셨다. 서폴드는 9이닝 101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단 2개의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27개 아웃 카운트를 모두 책임졌다. 탈삼진은 2개뿐이었지만 맞춰 잡는 노련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던 7회가 위기였다. 2사까지 최정에게 볼넷을, 로맥에게 안타까지 내주면서 ‘퍼펙트 게임’과 ‘노히트 노런’이 동시에 깨졌다. 서폴드는 그러나 후속타자 한동민의 타구를 자신이 직접 처리하며 틀어막았다. 이후 9회말 2사 이후 안타를 하나 더 내줬지만 위기는 없었다. 서폴드는 경기 후 “퍼펙트가 깨졌을 때 매우 허탈했다”면서 “공격적으로 투구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수비 도움도 받았다. 2회말 최정의 좌중간을 가를 듯한 큰 타구가 나왔지만 이적생 좌익수 정진호가 슈퍼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서폴드도 9회 1사 이후 자신의 다리 쪽으로 날아오는 타구를 발로 막은 뒤 직접 1루에 뿌려 아웃 시키는 투혼을 발휘했다.
서폴드가 마운드를 책임지는 동안 한화 타선도 힘을 냈다. 시즌 1호 안타와 1호 타점ㆍ득점이 모두 한화 선수들의 몫이었다. 정은원이 1회초 1사 후 우익 선상 2루타를 터뜨렸다. 올 시즌 1호 안타 겸 1호 2루타. 이어 2회 초에는 송광민이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김태균이 좌전 적시타로 불러들이면서 1호 득점ㆍ타점을 각각 기록했다. 2시간 6분 만에 경기를 끝내면서 개막전 최단 시간 경기 기록도 5분 앞당겼다.
두산-LG의 잠실 경기에서는 차우찬이 6이닝 1실점으로 팀의 8-2 승리를 이끌며 토종 선발의 자존심을 지켰다. LG가 개막전에서 두산을 이긴 것은 MBC청룡 시절이던 1989년 두산의 전신인 OB베어스에 5-1로 승리한 이후 무려 31년 만이다. 선발 차우찬은 투구 수 101개(3피안타)에 7탈삼진을 기록했다. LG 김현수와 두산 김재환이 나란히 1, 2호 홈런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1루에서 두산 선발 알칸타라의 153㎞ 직구를 받아 쳐 왼쪽 담을 넘겼다. 지난해 두산을 상대로 단 하나의 홈런도 없었던 김현수는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김재환도 이어진 4회초 차우찬의 커브를 받아쳐 솔로 홈런을 만들어 냈다.
토종 선수로 차우찬과 함께 개막 선발로 나선 양현종(KIA)은 광주 키움전에서 3이닝 4실점(4피안타)으로 조기 강판됐고 백정현도 대구 NC전에서 홈런 3개를 허용하며 부진(6이닝 4실점)했다.
신임 허문회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KT를 상대로 딕슨 마차도가 3점홈런을 포함해 혼자 4타점을 올린 데 힘입어 7-2로 승리했다. NC는 대구 원정에서 홈런 세 방을 터뜨리며 삼성을 4-0으로 제압했다. 광주에서는 키움이 KIA를 11-2로 대파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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