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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실이 감염 온상 될라... 교육부 지침 우려하는 보건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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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실이 감염 온상 될라... 교육부 지침 우려하는 보건교사들

입력
2020.05.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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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9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에서 코로나19 관련 등교개학 준비상황을 점검하며 '일시적 관찰실'에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9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에서 코로나19 관련 등교개학 준비상황을 점검하며 '일시적 관찰실'에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13일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 등교개학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학교 내 보건·방역을 책임질 보건교사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교내 선별진료소와 같은 ‘일시적 관찰실’을 두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방안을 안내하고 있지만, 보건교사들은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에 따라 바꾼 학교 방역 매뉴얼을 이번 주 중 일선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다. 등교개학 일주일 전부터 매일 온라인을 통해 신종 코로나 자가건강지표를 제출하고, 등교시 교실을 수시 환기하고 체온도 체크한다. 의심증상이 발현되면 보건실과 다른 ‘일시적 관찰실’로 격리되고, 학부모가 학생을 인계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다.

그러나 이런 대책에 대해 일선학교의 보건교사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한 초등학교의 A보건교사는 “과밀학급이 많아 교실도 모자라는 학교는 천막으로 ‘일시적 관찰실’을 짓는 실정”이라며 “방역복을 실제 배치한 학교도 드물뿐더러 의사들도 감염 우려 때문에 2인 1조로 서로 입혀주는데, 훈련받지 않은 교사가 혼자 제대로 방역복을 입고 벗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보건실 업무와 일시적 관찰실 업무를 분리시켜 관찰실에는 일반 교사를 상주시키라고 권고하고 있다. 수도권 한 중학교의 B보건 교사는 “의심학생을 선별진료소로 보낼지 판단하려면 결국 보건교사가 학생을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서류에는 일반 교직원 이름을 넣더라도 보건교사가 보건실과 일시적 관찰실을 동시에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교의 보건 행정이 신종 코로나에 집중되면서 다른 질병을 앓는 학생 관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교사는 “학생수 1,000명 이상의 대형학교는 보건실 찾는 학생이 하루에 수십 명”이라며 “보건교사가 보건실, 관찰실 업무를 함께 맡다가 면역력이 약한 학생들에 감염병을 옮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교육부의 개학 대책이 ‘교육’보다 ‘방역’에 집중된 것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B교사는 “마스크 하루 종일 쓰기 같은 방역지침을 학생들이 제대로 지키지 못할 거라는 전제로 개학하는 게 현실적”이라며 “그나마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보건교육이 중요한데, 지나치게 방역과 의심자 감시에만 (학교 방역대책) 포커스가 맞춰졌다”고 말했다.

일선 교사들은 방역 및 보건 보조인력을 추가 배치하라고 입을 모은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의 경우 많게는 수천 명의 학생과 교직원을 보건교사 1명이 관리해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말이다. 교육부의 학생 감염병 매뉴얼에 따라 예방관리팀은 보건교사와 담임교사로 구성돼 있지만 방역 준비, 방역 교육, 물품 구매·관리 등 대부분 감염병 예방 조치 업무는 실제 보건 교사에게 몰려 있다. 그나마 전국 학교의 약 15%에는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았다.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이사장은 “관찰실에 상주할 보건 보조인력이 있어야 확진자가 발생하면 인력공백에 대처하고, 교사들이 수업과 학생지도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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