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학생들은 곧바로 중간고사부터 6월 모의고사를 치러야 하는데, 학교 등교부터 야간자율학습이 끝날 때까지 어떻게 학생들을 관리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13일 고3부터 시작하는 등교수업을 앞두고 각급 학교가 혼돈에 빠졌다. 등교수업을 하라는 지시 외에 학교 운영을 위한 세부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교육부는 일선 학교에 교실 책상 재배치, 열화상 카메라 설치, 시설 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면서, 구체적인 학사 운영은 지역별 감염증 추이 및 학교별 밀집도 등을 감안해 지방자치단체와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각급 학교는 우선 학생 등교 관리부터 걱정이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 교사 이모(30)씨는 “하루 두 번씩 열을 재도록 돼 있는데, 학교에 보급된 열 화상기가 기능이 좋지 않아 통행하면서는 열 탐지가 안 되고 일일이 멈춰 서야 한다”며 “학생이 1,000명에 가까워 등교 때와 점심 시간에 열을 재려면 수업 지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심 시간도 문제다. 대구 지역 고등학교의 3학년 담임인 박모(31)씨는 “학교 급식 과정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반면 모든 학생이 거리두기를 한 채 한정된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각급 학교는 교내에서 고열 등 유증상자가 나올 경우를 가장 크게 걱정한다.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 의심증상을 호소하는 학생을 ‘일시적 관찰실’에 격리한 뒤 체온 측정 및 확진자와의 역학적 연관성을 확인해 조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선별진료소 역할을 하는 일시적 관찰실에 보건교사 및 일반교사가 상주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전국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의 15%에는 보건교사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낮 기온이 30도까지 치솟는 초여름 날씨에 학생들이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도 쏟아진다. 교육부가 지난 3월 실내 공기 순환 방식의 공기정화장치ㆍ설비 사용을 금지하도록 지침을 내리면서 학부모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학생이 매일 자가건강진단을 제출하고 의심증상이 있다고 입력할 경우 출석을 인정해주는 지침이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당국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원칙적으로는 분명히 환기가 중요하지만, 올 여름 아마도 방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어컨 사용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가장 최선의 안전한 방법들을 조기에 전문가들과 함께 확인해 별도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은 등교수업에 대비해 학생의 출결, 수업, 평가, 기록에 관한 사안을 가이드라인으로 별도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 교육청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번 주까지 현장에 안내함으로써 등교수업 기간 중 안전한 교육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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