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개학 앞두고 에어컨 통한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
에어컨 바람강도 낮추고, 풍향 아래로 조정해야
고3 학생을 시작으로 13일부터 이뤄지는 등교개학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걱정거리가 하나 더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늦은 개학을 하다 보니 덥고 습한 여름철이 코앞으로 다가와 교실에서 에어컨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사례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에어컨 등 공조시설을 통해 에어로졸 형태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그렇다고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에게 에어컨 없이 더위를 견디라 요구할 수도 없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교실에서 에어컨 바람에 비말(침방울)이 날아다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는 일을 막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환기’라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쓴 학생들에게 더위까지 참으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라며 “에어컨을 사용하면서 일정시간마다 환기를 시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환기와 함께 에어컨 필터 등을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에어컨 바람강도와 풍향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어컨 바람이 수평으로 불면 침방울을 날려보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풍향을 아래쪽으로 조정해야 한다”라며 “에어컨이 천장에 있다면 바람 강도를 낮춰 바람이 학생들에게 직접 닿지 않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5일 기자설명회에서 “원칙적으로는 분명히 환기가 중요하지만, 올 여름 아마도 방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어컨 사용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가장 최선의 안전한 방법들을 조기에 전문가들과 함께 확인해 별도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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