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신규 확진 해외 유입만 3명… 하루 확진 77일 만에 최저치로
보건당국 “마스크 5부제 폐지 없어”… 2차 대유행 방역도 자신감

지역사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확진환자가 이틀째 발생하지 않았다. 해외유입을 포함한 일일 확진환자 규모도 대구에서 31번 환자가 나타난 2월 18일로부터 77일 만에 최저치로 감소했다. 방역당국은 예정대로 6일부터 방역체계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한편, 감염병 치료 전용 병상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언제라도 집단감염이 일어나 제2의 유행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동시에 위기태세를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환자는 전날보다 3명 증가한 1만804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방역당국의 관리를 받던 가운데 발병한 해외 유입 사례로 2명은 검역 과정에서, 1명은 인천에서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최근 6일 사이 나흘 동안 지역감염 환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한때 900명을 넘어섰던 일일 신규 환자 규모가 한자릿수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날까지 9,283명이 격리에서 풀려났고 치료를 위해 격리 중인 확진환자는 1,267명으로 감소했다. 병상이 부족해 2,000여명의 환자가 집에서 머물러야 했던 3월초와 비교하면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변화다. 전날 기준 전국 감염병 병상 4,600여개가 비어 있다고 중안본을 덧붙였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지역별 의료원을 중심으로 감염병 전담병원을 지정해 확보한 신종 코로나 치료용 감염병 병상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4일 기준 전국의 감염병 병상은 5,533개다. 이 가운데 전담병원 7곳(1,725개 병상)의 지정을 6일 해제한다. 이달 중순에는 서울과 대구지역에서도 확진환자 발생 추이를 살펴 감염병 병상 추가 감축을 검토한다. 일일 신규 확진환자가 50명 미만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감염병 병상을 1,500~2,300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는 방안도 정부 안에서 검토되고 있다. 경보를 하향 조정해도 방역 수위가 낮아지지는 않지만, 대외적으로 ‘코로나 위기’를 어느 정도 벗어났음을 선언하는 의미가 있다. 김강립 중안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위기경보를 낮춘다고 해도 “(마스크 5부제 등) 정부가 취한 정책이 폐지되거나 변경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조정관은 신규 확진환자 급감의 배경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성과를 거론했다. 그는 “3월 중순 100여명에 달했던 일일 평균 신규 확진환자가 1차 고강도 거리두기 기간(3월22일~4월5일) 동안 95.9명으로 줄었고, 2차 기간(4월6일~19일)에는 30.3명으로 다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 조정관은 완화된 거리두기를 이날까지 지속하면서 이 수치는 8.9명으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당국은 향후 닥칠 수 있는 2차 대유행에 대한 방역 자신감도 비쳤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혹시라도 올 수 있는 다음 유행은 지난 2월 말 우리가 맞았던 상황과 다를 것”이라며 “2월 말처럼 우리가 그렇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며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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