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개학 후 두달간 최소 6회 시험… “발열로 결시 땐 내신 망쳐” 불만
수도권 인문계열 A고등학교는 전교생의 중간고사를 6월 둘째 주에 치르기로 5일 결정했다. 13일 등교개학 후 되도록 빨리 고3 학생들의 중간고사 일정을 잡는 다른 학교들과 차별화된 방침이다. 이 학교는 고3 학생들의 수행평가 횟수도 3번 이하로 제한해달라고 교사들에게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짧아진 학사 일정 동안 집중적으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고3 학생들을 위한 배려다. A고 교장은 “수행평가 횟수를 줄여도 고3들은 1주일에 한 번꼴로 시험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13일에야 등교가 시작되면서 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은 두 달 남짓 남은 1학기 동안 최소 6차례 시험을 몰아 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신종 코로나 때문에 올해 고3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12월 3일)날까지 ‘시험만 보다가 졸업해야 한다’는 자조마저 나오고 있다.
이날 교육계에 따르면 고3 학생들은 우선 등교 다음날인 14일 경기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치러야 한다. 전국단위 백분위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올해 첫 시험이다. 6월에는 중간고사를 치르면서 18일 학평을 봐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학평은 졸업생도 응시할 수 있어 실제 수능에서의 백분위 성적을 가늠해볼 수 있다. 7월에는 기말고사와 인천시교육청이 주관하는 학평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방학 전까지 최소 1차례 전과목 수행평가를 실시한다면 6번, A고교처럼 변별력을 위해 수행평가를 2~3차례 나눠 실시하면 최대 9번의 시험을 치르는 셈이다.
학생들 사이에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부산 B고교 3학년 C양은 교육부의 등교개학방안을 “시험 봐야 하니 학교 나오라는 대책”이라며 “정부가 감염병 발생에 대한 책임을 학생 개인, 학교에 떠맡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 방역 지침에 따르면 중간·기말·수행평가 기간이라도 아프면 결석해야 하지만, 그에 따른 내신 불이익을 학생 개인이 감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열제 먹고 억지로 학교 왔다가 확진 판정되면 ‘코로나 왕따’가 될 텐데, 아플 때 시험 볼지 말지가 친구들 사이에 제일 큰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임성호 종로하늘교육 대표는 “중요 시험이 단기간에 몰려 학평으로 수능 성적을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며 “이런 한계가 재학생 수시, 정시 지원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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