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야구의 본고장 미국으로 뻗어나갔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무키 베츠(28ㆍLA 다저스)는 KBO리그 개막일인 5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BO가 돌아왔다”며 “우리 모두 시청하겠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자신이 출연한 1분28초 분량의 KBO리그 홍보 영상도 올렸다.
영상에서 베츠는 “야구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한다”며 “KBO리그는 열정적이고, 트렌디하고, 화려하고, 풍성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어로 ‘야구’를 정확하게 발음했다. 미국 팬들이 주목할 선수 소개도 잊지 않았다.
이번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키움 유격수 김하성을 두고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졌다”고 설명했고, 같은 팀 외야수 이정후에 대해선 “전설이 되고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KT 강백호는 “스무 살의 야구 천재”, 롯데 전준우는 ‘배트 던지기의 왕’이라고 표현했다. 전준우는 2014년 NC전에서 홈런성 타구를 날린 뒤 배트를 던지며 더그아웃에 세리머니까지 했지만 좌익수한테 잡혀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 영상은 외신에 소개까지 되면 ‘월드 스타’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국 전역에 KBO리그를 송출하는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방송사 ESPN은 개막 첫날 대구 삼성-NC전을 시작으로 매일 1경기씩 생중계한다. KBO리그 개막 3연전 중계는 1986년부터 25년째 전문 캐스터로 활동한 칼 래비치가 맡는다. 래비치는 SNS에 “KBO리그를 중계할 수 있어 흥분된다”며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야구를 ESPN과 KBO가 손잡고 생중계한다”고 전했다.
한국 야구를 미국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현장은 반색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KBO리그가 많은 관심을 받는 게 반갑다”며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책임감을 갖겠다”고 말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도 “야구를 잘해서 팬들이 기뻐할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감독은 “뛰어난 국민 의식 덕분에 주목 받는 계기가 됐다. 우리 국민이 대단하다”고 입을 모으며 코로나19를 잘 극복해준 야구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류중일 LG 감독은 “메이저리그는 스피드도 빠르고 힘으로 하는 야구지만 한국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면서 “한국 야구가 많이 발전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미국 야구 팬들에게 두산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많이 사랑해 주세요”라면서 웃었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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