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홍콩 경제가 지난해 동기 대비 8.9%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질 전망이다.
홍콩 정부는 4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작년 동기 대비 -8.9% 성장해 아시아 금융위기 때인 지난 1998년 3분기(-8.3%) 때보다 심각한 사상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5.3% 역성장한 것으로, 이 역시 1974년 통계 집계 이래 최악의 성적표다.
최근 추이를 봐도 홍콩의 경제 상황은 좋지 않다. 홍콩 GDP는 4분기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5분기 연속 감소한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다. 다른 지표 역시 암울하다. 1분기 홍콩의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9.7% 감소했고, 투자는 13%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올해 홍콩 경제는 당초 예상했던 0.5~1.5% 마이너스 성장보다 훨씬 심각한 4~7%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근 홍콩 정부는 영주권을 보유한 모든 홍콩 시민에게 1만홍콩달러(약 158만원)를 지급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시행했지만 경기침체를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15일째 지역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는 등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실히 누그러지면서 정부가 서둘러 거리두기 정책 완화와 경제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 “일단은 술집이나 가라오케 등의 영업을 재개하는 방안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도 “코로나19 사태의 완전 종식을 선언하기 위해선 지역 내 감염은 물론 해외 유입 사례도 최소 14일, 최장 28일동안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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