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가 여자친구를 성폭행하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의과대학 4학년 A(24)씨에게 학칙상 최고 수위의 징계인 출교 처분을 내렸다. A씨는 학적이 완전히 삭제돼 재입학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1947년 전북대 개교 이래 네 번째 출교 처분이다.
전북대 김동원 총장은 징계 대상자인 A씨에 대한 제적 처분을 승인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의과대학 교수회는 지난달 29일 교수회의를 열어 A씨에 대한 제적을 의결하고 총장에게 처분 집행을 신청했었다.
A씨는 징계가 확정됨에 따라 국내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자에게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 의사 국가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됐다. 다만, 과거 동기 여학생을 집단성추행 해 출교당한 고려대 의대생이 다시 수능시험을 치러 타 대학의 의대에 입학한 사례는 있다.
A씨는 2018년 9월 3일 오전 전주의 한 원룸에서 여자친구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성폭행한 혐의(강간 등)로 기소돼 최근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이 사건의 항소심은 진행 중이다. A씨는 또 지난해 5월 11일 술에 취해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차를 들이받아 상대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간, 폭행, 음주운전 의대생은 의사가 되면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여론의 공분을 샀다. 이 글에는 이날 오후 4만1,700여명이 동의했다. 여성단체와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성범죄자의 의료인 취업을 제한하는 법 개정을 요구했다.
전북대의대생 성폭력 대책위는 논평을 내고 “전북대병원은 사건 발생 후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뻔뻔하게 실습한 가해자의 모습에 고통 받았을 피해자와, 그런 상황을 알지 못했을 환자, 보호자, 도민에게 사과하고 학교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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