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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풀자 해변ㆍ공원 북적… 美 재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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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풀자 해변ㆍ공원 북적… 美 재확산 우려

입력
2020.05.04 19: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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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링컨보다 대우 못받아”… 경제재개 독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의 명령으로 폐쇄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헌팅턴비치 앞에서 3일 봉쇄 명령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성조기를 들고 나와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헌팅턴비치=AP 연합뉴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의 명령으로 폐쇄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헌팅턴비치 앞에서 3일 봉쇄 명령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성조기를 들고 나와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헌팅턴비치=AP 연합뉴스

“이곳은 우리의 해변이며 서핑은 범죄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중단 결정을 내린 후 첫 주말인 2일(현지시간), 미 전역의 공원과 해변은 45일 만에 맞이한 ‘자유’를 만끽하려는 시민들로 넘쳐났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어 던지는 등 무절제한 모습이 다수 목격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하는 당국의 경고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불안한 해방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재개 주장을 이어갔다.

이날 캘리포니아주(州) 헌팅턴비치 등은 개빈 뉴섬 주지사가 발령한 해변 봉쇄령에 대항하는 시위대의 성조기로 물들었다. 일부는 트럼프의 대표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가 쓰인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그물망을 넘어 해변으로 질주하는 서퍼들과 ‘주지사 주민소환’을 주장하는 시위대의 행태를 상세히 전했다. 한 시민은 “코로나19는 ‘사기 유행(scamdemic)’”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내 최대 코로나19 감염 지역인 뉴욕주에서도 엄청난 인파가 공원으로 쏟아져 나왔다. 뉴욕시 중심부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저마다 돗자리를 깔고 일광욕을 즐기는 등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걱정은 당국자들의 몫이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간단히 운동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쐬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너무 오래 머물지 말고 제발 집으로 돌아가 달라”고 호소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는 끝난 게 아니라 그저 감소하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가 사태 이전처럼 행동하면 다시 급속히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버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도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엄청나게 걱정스럽다”면서 “그들(시위대)이 집에 가서 지병이 있는 할머니ㆍ할아버지를 감염시킬 수 있으며 조부모가 숨진 후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3일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는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주민의 협조를 부탁했다. 뉴욕=UPI 연합뉴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3일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는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주민의 협조를 부탁했다. 뉴욕=UPI 연합뉴스

보건당국의 경계에도 트럼프는 시민들의 야외활동을 더욱 독려하는 눈치다. 그래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 나와 “코로나19로 미국에서 최대 10만명이 숨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면서도 “우리는 옳은 일을 했고 나는 정말 (미국인) 150만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150만명’의 근거가 무엇인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우리는 안전하게, 하지만 최대한 빨리 (경제를) 재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정점이 꺾이지 않아 아직 문을 열지 않은 학교와 대학에도 수업 복귀를 촉구했다. AP통신은 “트럼프 참모진도 대통령의 봉쇄 해제와 경제재개 요구가 필수 재선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을 향하는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 위해 뜬금없이 미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을 소환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역대 어떤 대통령도 못 본 적대적인 언론과 맞닥뜨리고 있다”며 “링컨보다 더 나쁜 대우를 받은 사람이 없다고들 하지만 내가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의 장소는 링컨기념관이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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